금융당국이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혜택 적용 과정에서 은행들이 판단에 어려움을 겪어온 '불가피한 사유'의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과거 주택을 보유한 이력이 있더라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한 사정이 인정되면 생애최초 LTV를 적용할 수 있지만, 기준이 모호해 은행들이 대출 심사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당국은 기존의 개별 금융회사 자율 판단 원칙에서 벗어나, 은행연합회를 통해 취합된 실제 심사 사례를 토대로 공통 질의에 대한 해석을 신속히 내릴 계획이다. 현재 취합된 질의에는 분양권을 보유했지만 사업 무산으로 실제 주택 취득까지 이어지지 않은 사례와 상속 지분을 처분한 뒤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사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에서는 불가피한 사유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예외를 인정했다가 향후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하면서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국은 앞서 8·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미성년자 때 주택 지분을 상속받은 경우 등을 대표적인 예외 사례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유권해석이 어떤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포함할지, 그리고 은행들의 실제 대출 심사 프로세스에 즉시 반영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 생애최초 주택 매입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지난달 서울 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을 생애최초로 매수하고 등기를 마친 건수는 9343건으로 2020년 8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이 공통으로 제기한 질의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해석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