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6일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높이 63.4m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무너지며 노동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국토교통부 조사위원회는 30일 이 사고의 직접 원인이 발파 해체에 앞서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사한 건축물 해체공사 안전 기준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립니다.

조사위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선 폭파 철거 전 기둥과 보를 미리 잘라내는 '사전 취약화'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구조검토 단계에서 기둥 두께와 구조물 무게를 잘못 산정하면서 절단 범위가 부풀려졌고, 남은 기둥이 상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휘어지는 '국부좌굴'이 연쇄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실제 붕괴가 시작된 높이 26.2~27.2m 지점의 기둥 두께는 15mm였지만 설계 검토에선 24mm로 계산됐고, 구조물 무게는 실제 3525.8t보다 약 520t 가벼운 3005.8t으로 산정됐습니다.

조사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해체공사 현장조사 강화, 해체공사 기술기준 마련, 고위험 해체공사 설계·시공 관리 강화, 발주자 책임 강화를 제안했습니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조사 결과와 종합해 해체공사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조사위는 다음 달 국토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하며, 보고서는 국토부 누리집과 건설안전 종합정보망에서 공개됩니다. 국토부는 관계기관에 조사 결과를 통보해 법령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과 수사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협조할 방침입니다.

다만 새 안전 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유사한 해체공사 현장에서 관리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원도급사인 HJ중공업은 전문업체 판단에 의존해 시공상세도와 현장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도 시공 참여 주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점이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행정처분 수준과 형사 책임 범위는 최종보고서와 후속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