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6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되기 전까지, 양측의 입장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176시간으로 적용하고 시급을 7.85% 인상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209시간을 기준으로 한 10.32% 인상안을 제시하며 맞섰다. 사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할 경우 연간 5천394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176시간 기준을 적용하면 임금 인상과 별도로 16.44%의 추가 인상 효과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3일 총파업을 결의했고, 9일 1차 조정 회의가 결렬되면서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파업 예고 당일인 16일 오전 1시 50분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노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지노위가 제시한 2026년도 임금 3.2% 인상 조정안에 최종 서명했다. 이는 지난해 인상률(2.9%)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합의 직후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은 "합의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시민을 위해 파업을 막고자 노력했다"고 밝혔고,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시민의 발을 묶을 수 없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노조는 파업을 전면 철회했고,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서울 시내버스 전 노선이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 문제는 제외됐다. 노조는 대법원 판례 취지에 따라 월 176시간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약정근로시간 등을 고려한 230시간 또는 타 지자체 사례를 참고한 209시간 적용을 대안으로 내세워 왔다. 기준 시간이 짧을수록 통상시급이 높아지고 연장·야간근로수당도 늘어나는 구조다. 사측은 2020∼2025년 발생한 통상임금 소송 청구액이 1조 214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노사는 이 문제를 연말로 예정된 대법원의 운수 회사 통상임금 산정 기준 관련 최종 판결 결과가 나온 이후 그 취지에 따라 다시 정하기로 하고, 관련 논의를 추후 과제로 남겼다.
다만 이번 합의로 출근길 대란은 피했지만,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노사 간 해석 차이는 여전히 남아 있다. 노조는 이미 기준 시간이 176시간으로 판결이 확정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파기환송심에서 기준 시간을 209시간 또는 230시간으로 변경해 달라고 다투고 있어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파업에 대비해 준비했던 무료 셔틀버스 1500대 투입과 지하철 증편 등의 비상수송대책을 해제했다. 김정환 이사장은 "향후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 등 안정적인 운행을 위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