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로드맵의 핵심은 외국인이 국내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해외에서 원화계좌를 만들고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역외원화결제시스템을 구축해 해외 결제기관을 통한 외국인 간 원화 거래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자본거래 사전신고도 면제되고 은행 확인 의무도 최소화된다.
현재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는 세계 12위(약 1.8%)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 순위(13위)와 비슷하지만, 주요 통화에 비해 자유롭게 거래되고 교환되는 정도는 크게 낮은 상황이다. 정부는 외국인의 원화 거래 편의성을 높여 원화 자산 투자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지난 6일부터 외환시장이 주말과 1월 1일을 제외한 모든 평일에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매매기준율 산정 방식을 국제 기준(TWAP)으로 바꾸고, 8월 중 전자거래(eFX)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야간에도 자동 거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외환거래 규제도 완화된다. 외국인 대상 원화자금 대출 등 자본거래 시 사전신고 기준금액이 2배 이상 대폭 상향된다. 구체적인 상향 폭은 9월 중 확정해 연내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역내계정에서 역외계정으로 이체할 수 있는 자율한도 상향도 검토 중이다.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는 원화표시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화하고, 내년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근거를 마련한다. 한국은행의 기관용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실증 사업도 내년에 추진된다.
외국인의 원화 거래 수요를 늘리기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편입을 위한 25개 자본분야 과제 중 22개는 완료됐고, 남은 3개 과제도 일정에 맞춰 추진된다. 국내 기업이 무역대금 결제 등에 원화를 사용하면 금리 우대, 무역보험 한도 우대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야간 역외 유동성 부족에 대비해 1단계로 민간 유동성 공급 기관, 2단계로 정부·한국은행을 통한 유동성 백스톱도 구축한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원활한 원화 증권 결제를 위해 외국환은행의 원화차입 한도를 별도로 신설하는 등 차입제한 완화 방안도 마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