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둔화했지만, 장을 보는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오히려 커졌다. 가공식품 물가는 9월 2.1%에서 10월 2.9%로, 외식 물가도 같은 기간 2.5%에서 2.9%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죽 등 즉석식품은 12.4% 올라 전체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고, 생활물가지수도 2.6%로 전월(2.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 식품기업들의 잇단 출고가 인상이 실제 판매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햇반과 만두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올렸고, 오뚜기도 같은 달 카레와 케첩, 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농심은 8월부터 용기면과 스낵, 음료 가격을 각각 평균 6.0%, 5.5%, 7.7% 조정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8월 다소비 가공식품 26개 품목 중 24개(92.3%)가 1년 전보다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10월 물가 상승률을 0.8%포인트 낮췄다고 추정했지만, 먹거리 가격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식품업체들은 원·부재료비와 포장재 비용,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제조·물류비 부담을 인상 배경으로 들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공식품이나 외식업체들이 수입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고환율이다 보니 식재료 가격이 점점 올라가는 것"이라며 "이것이 가격 상승의 주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말까지 높은 먹거리 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교수는 "유통업자들이 고환율 시기에 식재료를 미리 확보했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높은 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간편식과 가공식품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들 제품 가격도 오름세를 보여 외식을 줄여도 장바구니 지출 부담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