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대형 마라톤 대회가 잇따라 열리며 광화문~올림픽공원, 상암~여의도 구간 주요 도로가 통제됐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 190개 노선이 우회했고, 장시간 차량 정체와 이동 제약에 소음·쓰레기 문제까지 더해져 시민 불만이 폭주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회 다음 날인 지난 2일 "소중한 주말 아침 시민들께서 겪으셨을 답답함과 불편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내년 대회는 코스와 일정을 원점에서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런 불편이 반복되자 관리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시는 서울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도심 마라톤 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2027년 도심 마라톤 대회의 일정·코스·교통우회 등 안전관리계획을 엄격히 검토하겠다고 4일 발표했다. 그동안 마라톤 대회는 지자체 허가·승인 대상이 아니었고, 중앙정부가 후원하는 대회가 지난해 1개에서 올해 23개로 급증하면서 대규모 교통 통제가 올해 30차례를 넘겼다. 시는 올해 초 출발 시간을 앞당기고 참가인원 상한을 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후원 대회를 15개에서 7개로 줄였지만, 통제에는 한계가 있었다.

내년부터는 법적 근거도 생긴다. 국회를 통과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내년 4월 21일 시행되면, 1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체육행사 주최자는 안전관리계획을 지자체장에게 사전 통보해야 하고 지자체장은 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 개정안을 토대로 협의체가 내년 대회 계획을 사전에 심의하도록 할 방침이다. 조성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마라톤이 시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최근 도심 마라톤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사회 문제가 됐다"며 "협의체를 구성해 철저한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니 대회 주최 측의 자발적인 노력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협의체가 어떤 기준으로 대회를 허용하거나 보완을 요구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부 사항은 다음 달 중 서울시 공고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 도심 마라톤 대회를 준비 중인 주최 측에 "안전관리계획 및 교통통제 협의가 완료되기 전 참가자 모집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회를 계획 중인 단체라면 협의체 공고를 확인한 뒤 일정과 코스를 확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