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이 지난 10일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으로 손상되며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이 송유관은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시설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 연안 얀부 항으로 원유를 수출하는 유일한 대체 수송로 역할을 해왔다. 사우디 정부는 피해 규모와 가동 재개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복구에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송유관 중단 여파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08.4달러까지 치솟았고, 14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02% 오른 105.6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1.3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공급 차질은 외교적 해법 모색에도 영향을 미쳐, 당초 14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란과 걸프 아랍국가 간 회담이 연기됐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을 점령하며 해상 수송로 위협까지 겹쳤다.
송유관 재가동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수일 내 재가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 세계 공급량의 최대 4%가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얀부 항의 원유 비축량은 기존 수출 물량 기준 5~7일치에 불과하며, 이집트 아인 수크나와 시디 케리르 비축 시설도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복구 시점을 두고 완전 정상화까지 5~6주 이상 걸릴 것이라는 관측과 수리와 병행해 수일 내 부분 양수가 가능하다는 신중론이 엇갈린다.
다만 한국 정부는 단기 수급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부는 14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정유업계가 9~10월 도입 물량을 전년 대비 90% 이상 확보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정부는 지난 8월 24일 재시행한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를 가동하고, 문신학 차관이 밝힌 대로 다변화 운임차액 지원을 확대해 대체물량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송유관 복구가 장기화되면 수에즈운하 등 우회항로 전환의 실효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