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F-15E 전투기가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된 지 약 5개월 만에, 당시 뒷좌석에 타고 있던 무기체계장교가 CBS '60분' 인터뷰를 통해 생존 당시 상황을 처음 공개했다. 임무 호출부호 '듀드 44 브라보'로 신원이 공개된 이 대령은 전투기에서 탈출한 뒤 미사일 파편에 낙하산이 훼손된 상태로 시속 110~160㎞ 속도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순간 위를 올려다봤는데 낙하산이 보이지 않았다"며 "그때가 가장 무서운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추락 충격으로 척추와 팔, 어깨가 골절됐지만, 그는 이란군의 포위망을 피해 해발 약 2100m 절벽 고지대로 피신했다.
이란군의 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중앙정보국(CIA)이 첨단 기술을 동원해 브라보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했다. CBS 인터뷰에 따르면 CIA는 위치 추적과 함께 이란군의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한 기만 작전도 펼쳤다. 이란 무장 수색대는 브라보가 숨어 있던 곳의 수백 m 앞까지 접근했지만, CIA의 정보와 기만 작전 덕분에 발각되지 않았다. 브라보는 "인질로 잡혀 이란 방송에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버텼다고 전했다.
미군은 미사일과 드론으로 인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진지를 타격해 구출 경로를 확보했다. 이후 미군 특수부대원 90여 명이 구출용 헬기와 수송기를 타고 이란 영토 내 임시 사막 비행장에 착륙했다. 미 지상군이 이란 영토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80년 인질 구출 작전 이후 46년 만이다. 공중에는 수백 명, 지원 인력 수천 명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대를 발견한 브라보의 첫마디는 "가자"(Let's go)였다.
다만 구출 과정에서 구조대 수송기의 랜딩기어가 사막 모래밭에 파묻혀 이륙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군은 첨단 군사 기술이 이란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헬기와 항공기 2대를 현장에서 폭파했고, 추가 지원팀을 통해 전원 무사히 탈출했다. 브라보는 격추 후 약 50시간 만인 부활절 아침 미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했다. 그는 이번 구출 작전에 대해 "단 한 명의 부하도 적진에 남겨두지 않는다는 미국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군과 국가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역사적 사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