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모든 장소를 관리하기 어렵다고 보고, 자살이 잦은 장소를 선별해 맞춤형 시설과 관리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논의된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의 후속 조치다.

고층 건물 옥상은 화재 예방용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기존 건물까지 확대한다. 주민이 공동 이용하는 옥상은 일률적으로 폐쇄하지 않고 옥상정원이나 생명존중 캠페인 등으로 활용하도록 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한다. 의료기관에서는 입원실과 화장실 등 위험 공간의 창문 열림 폭 제한, 난간 높이 상향, 화장실 거치대·손잡이 개선 등 안전시설을 개선한다.

교량은 안전펜스와 CCTV를 함께 설치한다. 자살 다빈도 교량 24곳 중 시설이 부족한 15곳에 안전펜스와 CCTV를 신속히 보강한다. 고속도로 교량 2곳은 CCTV 설치를 마쳤고, 지방도 교량 13곳에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AI 기반 CCTV 보급도 확대해 위험 행동을 조기에 감지한다. 철도 분야에서는 스크린도어와 지능형 CCTV 설치 대상을 넓힌다. 일반철도 등 저상승강장 역사 239곳에도 스크린도어를 확대하고, 설치가 어려운 역사는 지능형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산과 하천은 자살 다빈도 국가 관리 6개 산과 지방정부 관리 15개 산, 국가 관리 6개 하천과 지방정부 소관 13개 하천의 위험 장소를 중심으로 CCTV 등 안전시설을 우선 보강하고 순찰을 확대한다. 넓은 지역 전체를 감시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AI CCTV로 위험 상황을 자동 감지하는 관제 체계도 고도화한다. 하천에는 구명튜브와 안전울타리 등 구조·안전시설 설치와 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현장 순찰을 늘린다.

정부는 자살예방 시설 설치가 필요하지만 재정이 부족한 지방정부에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예산 확보를 추진한다. 자살 다빈도 장소 현황과 시설 설치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범정부 거버넌스도 구축한다. 보건복지부는 자살 발생 통계를 생산·분석해 관계부처와 지방정부에 공유하고, 각 시설 관리 주체는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시설을 설치한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살예방은 위기의 순간에 국민이 머무는 공간을 더욱 안전하게 바꾸는 일까지 포함한다"며 "모든 공간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살이 반복되는 장소를 데이터로 찾아내 시설·관제·순찰을 장소별 특성에 맞게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