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과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은 지난 6월 13일 문화유산 교류와 박물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봄', 다 빈치의 '수태고지' 등 메디치 가문이 남긴 걸작이 한국에 들어올 길이 열렸다.

우피치 소장품은 그동안 피렌체를 벗어날 수 없었다.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상속녀 안나 마리아 루이자 데 메디치 백작 부인이 소장품을 기증하면서 "피렌체 영토를 절대 떠나지 말라"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유언 덕분에 피렌체는 세계적 문화 도시가 됐지만, 해외 관람객은 반드시 피렌체까지 가야만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이번 협약은 그 벽을 넘는 첫걸음이다.

두 기관은 전시 교류와 해설, 교육뿐 아니라 소장품 관리와 복원, 출판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양국이 쌓아 온 전문성과 인력을 서로 교류하는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이 실제 전시로 이어지면 국립중앙박물관을 거쳐 지방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순회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국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문화를 누리게 하려는 '문화국가'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미 국립중앙박물관은 지역 주민과 문화 취약계층을 위한 지방 순회전을 운영해 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전시 일정과 작품 목록, 순회 지역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MOU는 협력 의향을 밝힌 단계로, 실제 전시가 열리려면 추가 협의와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명작을 마주할 날이 열린 것은 분명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작품을 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