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벨기에 겐트에서 열린 '2025 월드 사운드트랙 어워즈(WSA)'에서 김봉섭 작곡가가 한국인 최초로 젊은 작곡가상 부문을 수상했다. WSA는 미국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와 함께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시상식으로, 특히 젊은 작곡가상은 차세대 주자를 가려내는 등용문으로 꼽힌다. 수상작은 실화 영화 '엘리펀트 맨'의 주인공이 군중에 쫓기다 기차역에 몰리는 장면을 클라리넷의 고음과 하모닉스·트레몰로 주법으로 표현한 3분짜리 음악이다. 심사위원단은 "전통적인 관현악법과 현대음악적 색채를 균형 있게 조화하면서도 주인공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음악적 구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김봉섭 작곡가는 초등학교 때 트럼펫을 계기로 작곡을 시작했으며, 대학 입학 후 군악대 복무 중 작곡가의 길을 결심했다.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음악 작업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수상 소감에서 그는 "10년 뒤에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영화음악 작곡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상 당시 현장에서는 지휘자 디르크 브로세로부터 "10년 동안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을 수 있지만 스스로를 믿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라"는 조언을 받았다.

수상작 작곡 과정은 영화 장면을 시간대별로 분류하고 주인공의 감정 흐름을 세밀하게 구분한 뒤, 시대적 배경을 조사해 음악 구조를 설계했다. 클라리넷 음을 미묘하게 상승시켜 긴장감을 만들고 하모닉스와 트레몰로로 불안한 공기를 표현하는 등 세부적인 음악적 요소를 채워넣었다. 작업 기준은 소리가 음악 안에 녹아들어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가지는 것이며, 특히 영화음악의 경우 관객이 장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김봉섭 작곡가는 "소리가 음악 안에 녹아들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려 한다"며 "튀는 소리가 곡의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균형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작곡을 공부하면서 뚜렷한 성과가 없어 스스로를 의심한 적도 많았다"며 "부모님께 처음으로 성과를 보여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작곡 방향은 다양한 음악을 듣고 공부하며 음악 언어로 체화하는 과정에 있다. 1990년대 영화를 중심으로 기존 장면에 새로운 음악을 입히는 영상음악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그는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기보다 부딪치는 과정에서 더 성장한다"며 "끊임없이 곡을 쓰고, 내 곡을 들려줄 수 있는 무대라면 어디든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