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로 금고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앞으로도 최대 20년간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할 수 없게 됐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2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종사 제한 조항에 대해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해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택배 서비스 사업의 운전 업무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화물운송 종사 자격을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마약류의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 수령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개인정보를 취득할 가능성이 있는 택배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것이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종사 제한 조항의 목적은 마약 범죄를 저질렀던 자가 재차 범죄를 저지를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범죄 및 사고 가능성 등을 예방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 침해 위험 현실화를 막는 것"이라며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했다.

종사 제한 기간은 최대 20년 범위 내에서 범죄의 종류, 죄질, 형기의 장단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헌재는 이처럼 구체적인 기간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점을 들어 사안의 개별성과 구체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감소한 사람에 대한 개별 심사와 제한 완화·해제 절차는 현행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실제로 제한이 풀릴 수 있는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물류 현장에서는 마약 전과자에 대한 채용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반대 의견을 낸 김상환·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감소한 사람에게도 개별적인 사정을 심사해 종사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가능성을 배제한 채 예외 없이 장기간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이는 재활과 사회 복귀를 저해해 장기적으로 재범 방지라는 공익 실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재범 위험성 감소를 입증할 수 있는 개별 심사 제도를 도입할지가 재활을 원하는 전과자들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