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대해 '단순 민원 전달'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후보자는 "불법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도의 민원을 전달한 것"이라며 "2~3분 내외 전화 한 통, 문자 한두 번 주고받은 것이 다였다"고 말했다. 제넨셀 동물실험 조작 판결을 거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문과 출신이라 치료제 성능을 알 수 없다"고 답했고, 청탁 브로커로 지목된 사업가와의 '2인 셀카'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배우자가 원장으로 있는 발달장애인 돌봄기관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가족 조합이 아니며 돈벌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는 여야 합의 실패로 증인과 참고인이 한 명도 채택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신약 청탁 의혹 관련 브로커 양모 씨, 제넨셀 대표 강모 씨, 식약처장 등 10여 명의 증인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1명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료 제출도 미흡했다. 박 의원은 "376건을 요구했는데 243건(64.6%)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청문회 자체를 부실로 이끌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에 제출된 사전 답변자료에서도 양모 씨를 알게 된 시점, 제넨셀 민원 전달 시점 등 기초 질문에 '법무부 보유 자료 아님',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문회는 초반부터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였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악마"라고 하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40%를 가족들이 빼먹는 게 악마"라고 맞받았고, 서영교 위원장이 "국회법에 따라 발언을 정지할 수 있다"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검찰 내부 자료를 이용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 검찰의 잔존세력들이 아직도 저항하고 있다"며 "은밀한 내부 자료가 어떻게 한 의원에게 흘러갔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전 장관이 자료를 왜곡·짜깁기해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큰 적"이라며 장관 임명 시 감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청문회는 후보자의 해명과 야당의 반박이 맞선 수준에 그쳐 신약 승인 과정의 법적 위반 여부, 가족 협동조합의 행정적 특혜 존재, 검찰 내부 자료 유출 경로 등 핵심 의혹은 확인되지 않은 채 종료됐다. 후보자의 '정치 수사' 주장 역시 후보자 본인의 견해로, 검찰 수사의 정치적 동기가 입증된 사실은 아니다. 청문회가 결론 없이 끝나면서 향후 본회의 임명 동의안 처리와 재청문회 요구 여부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