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처벌이나 단속을 위해 실시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18일부터 전국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실시된 전수조사는 7월 말 기본조사를 마쳤고, 이 가운데 필지 기준 27%가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송 장관은 "1996년 농지법 도입 이후 상세 데이터를 한 번도 구축하지 못해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제도를 개선하려는 것"이라며 "연내 심층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도 농식품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10.4% 늘어난 22조 2,215억원으로 편성했으며, 기금 누적채무 상환 효과를 반영하면 실질 증가율은 25.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정부의 조사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권이 경자유전을 외치며 농지 전수조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농지를 빼앗기 위한 수탈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령 농업인들이 아프고 힘들어도 농사를 쉬지 못하고, 농사를 안 지으면 강제이행금이 땅값의 25%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여당 대표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고령·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로 해당하는 농민은 "농지를 임대하고 갖고 있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가 계획한 심층조사 대상에는 불법 임대차 의심 사례가 가장 많았고 무단 휴경, 불법 전용, 소유 제한 위반 의심 사례가 뒤를 이었다. 이에 정부는 심층조사에서 위법의심 사실이 확인돼도 즉각 처벌하지 않고 단속보다 계도 조치를 우선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고령·질병 등으로 농사를 짓기 어려워 묵히는 것은 합법 범위로 보고, 구두 계약으로 맺어진 관행적 임대차는 서면계약 전환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지매매·임대차를 중개하는 '농지거래이음' 서비스를 안내하고, 사례별 질의응답과 상담센터 운영도 검토해 제도 현실화를 돕겠다고 했다. 이밖에 고령농의 영농 여건 고려를 강조하며 청년농 공모전을 통한 진입 장려 등 긍정적인 정책 신호도 함께 제시됐다.
다만 정부가 내세운 '선량한 농업인'의 범위와 '관행적 위반'의 적용 범위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예컨대 고령·질병 사유는 명시적으로 보호하겠다고 밝혔으나 구두 임대차가 서면 계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분쟁이나 불법 전용 사안의 경우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인지 구체적인 처분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다. 송 장관은 "청문 절차 등 필요한 법적 요건을 거쳐 연내 조사를 완결 지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적인 집행 과정에서 처분의 성격과 목적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야당이 지적한 재산권 침해 우려를 불식시킬 계도 조치가 실제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는 농민의 수용을 높이기 위해 구체화된 조사 지침이 발표되기 전까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