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황제사택'으로 불리는 법인 보유 고가 주택의 사적 사용 전수 실태를 확인한 결과, 전체 2639채 중 약 42%인 1097채에서 사주 일가의 사적 사용 사실이 확인됐다. 조사 대상은 국민주택규모(85㎡)를 초과하면서 공시가격 9억 원을 넘는 법인 소유 주택이다.

사적 사용이 적발된 업체 대부분은 주택 제공 외에도 사주 일가에 가공인건비를 지급하거나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1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례를 보면, 한남동 일원에 수백억 원대 고가주택을 취득해 사주 일가에 무상 제공하고 허위 인건비 명목으로 150억 원의 법인자금을 유출한 업체가 적발됐다. 또 사업과 무관한 서울 반포동 소재 40억 원대 주택을 사주 일가에 제공한 사례, 송파구 신천동 소재 60억 원 상당 오피스텔을 사주에게 저가 임대하면서 분식회계와 변칙 해외 송금으로 100억 원을 유출한 사례도 확인됐다.

재건축 아파트 시세차익을 노린 사주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도록 기존 주택을 법인이 양수해 무상 제공한 경우와, 100억 원 상당 한남동 아파트를 사주 일가에 제공하고 허위 인건비로 자금을 빼돌린 사례도 포함됐다. 사주 일가가 사용할 목적으로 콘도·골프회원권 등 30억 원가량을 법인 비용으로 취득하고 특수관계법인에 이익을 분여한 업체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적발된 업체에 대해 일시보관, 계좌조회, 디지털 포렌식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조사를 진행하고,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까지 자금출처를 추적할 방침이다. 조사 범위는 국내 고가주택에 그치지 않고 회장 유학 자녀에 대한 해외 사택 무상제공,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확대된다.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 행위가 적발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