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모핑 휠' 기술이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일상을 바꿀 전망이다. 평소에는 일반 바퀴처럼 단단하게 굴러가다가 턱이나 계단을 만나면 내부 링크 구조가 풀리면서 바퀴가 점토처럼 변형돼 장애물을 감싸 안고 올라간다.
연구진이 주목한 문제는 비장애인에게 아무것도 아닌 10㎝ 턱이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하루를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라는 점이었다. 기존 계단 오르기 휠체어는 대부분 크고 무겁고 소음이 커 실내에서 쓰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휠체어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바퀴 자체가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모핑 휠의 핵심은 강성과 유연성을 오가는 내부 구조다. 겉은 강화고무로 감싸고 안에는 여러 개의 작은 링크가 특수 와이어로 연결돼 있다. 와이어를 팽팽하게 당기면 링크가 맞물려 단단한 바퀴가 되고, 장력을 풀면 링크 사이에 여유가 생겨 바퀴가 외부 형태에 맞춰 변형된다. 일반 바퀴가 한 점으로 충격을 받는 반면 모핑 휠은 접촉 면적을 넓혀 하중을 분산해 더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연구진은 2022년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가 2024년 기술 개발을 마무리했다. 내구성 확보를 위해 와이어 재질과 구조를 바꿔가며 수많은 반복 시험을 진행했고, 손상 시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휠체어에는 기울기와 노면 상태를 실시간 감지하는 센서와 제어시스템이 탑재돼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전원이 꺼지거나 탑승·하차할 때는 보조바퀴가 자동으로 내려와 휠체어를 지탱한다.
모핑 휠은 휠체어 외에도 조선소, 건설 현장, 물류창고, 재난 현장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아직 야외 실증과 안전성 검증 과제가 남아 있다며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으로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