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공간하제’에서 지난 1일 ‘2026 모두의 인문학’ 첫 강연이 열렸다. 영화감독 변영주가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그리고 그게 당연하다’를 주제로 창작과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길 위의 인문학’, ‘지혜학교’와 함께 ‘모두의 인문학’을 신규 사업으로 시작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며 전국 20개 운영기관이 지역 사회문화시설과 협력해 총 200개 인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존 개별 기관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내 지속 가능한 인문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첫 강연을 연 곳은 여성문화예술기획이다. 1992년 창립된 이 단체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미술제 등을 기획해왔다. 이혜경 이사장은 “여성의 삶을 문화예술로 풀어내기 위해 출범했다”며 “인문학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는데 공모를 보고 우리 작업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강연에서 창작은 특별한 재능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문장을 쓴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지를 결심하는 일”이라며 “나의 경험은 출발점일 뿐, 다른 사람의 삶과 연결되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고민될 때 비로소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인문학의 힘에 대해서도 짚었다. “인문학의 최고는 강연을 듣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연극을 보고, 전시를 보는 것”이라며 “강연은 인문학을 향유하기 위한 지도책일 뿐”이라고 말했다.
모두의 인문학은 강연과 학습 중심의 기존 프로그램에서 나아가 일상 가까이에서 질문과 성찰의 기회를 넓히는 데 의미를 둔다. 인공지능이 빠르게 일상을 바꾸는 시대, 정보를 얻는 일은 쉬워졌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질문하는 힘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첫발을 내디딘 이 사업은 인문학을 강연장 안에 머물게 하지 않고 일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