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원전 강국으로 발돋움할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다. 최근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서 경쟁입찰을 통해 승리하며 K-원전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는 15년 전 UAE 원전 수주에 이은 낭보로, 세계 원전 르네상스를 이끌어갈 견인차로서 우리의 역할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해외에서의 눈부신 성과는 신한울 1, 2호기의 성공적인 준공과 신한울 3, 4호기의 착공이라는 든든한 기반 위에 서 있다.
신한울 1, 2호기는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동안 우리가 해외 기술에 의존했던 원자로 펌프, 제어시스템 등 핵심 부품들을 이제 모두 우리 기술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곧 우리나라 원전 산업의 기술 자립을 의미하며, 앞으로 우리가 더 나은 원전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음을 뜻한다. 또한, 신한울 3, 4호기의 착공은 그동안 탈원전 정책으로 위축되었던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에 다시 한번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2022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정부가 발 빠르게 정책 방향을 전환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세계는 지금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20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마지막 기회’를 역설했다. 유럽연합은 2022년, 기후 위기 대응 수단으로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에 포함하는 택소노미 개정을 결정했으며, 뉴욕타임즈 역시 원전 르네상스의 도래를 보도했다. 특히, 탄소 중립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유럽에서 원전 없이 지속 가능한 탄소 감축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영국은 이미 원전을 탄소 중립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산업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스웨덴은 2050년까지 10기의 원전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심지어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던 이탈리아마저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검토하는 등 세계적인 흐름은 명확하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유럽은 가장 큰 원전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웨덴, 네덜란드, 폴란드, 체코 등 많은 유럽 국가들이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 원전 산업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해외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2년에 1기꼴로 원전을 건설해 온 산업 생태계의 유지라는 저력이 있다. 2000년대에도 우리는 국내 12기, 해외 4기의 원전을 건설하며 공급망, 설계, 제작, 건설 기술을 탄탄히 구축했다. 만약 탈원전 정책이 지속되었다면 이러한 산업 기반을 잃을 뻔했지만, 정부의 정책 전환 덕분에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원전은 네덜란드 시장에 도전할 것이다. 이미 네덜란드는 우리를 비롯한 프랑스, 미국에 원전 참여를 요청한 상태다. 세계 원전 시장 확대는 분명 큰 기회지만, 동시에 내부적인 위기 요인도 존재한다. 현재 세계 원전 시장은 한·미·프 삼국 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으며, 이번 체코 수주가 다음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욱 기술을 연마하고, ‘팀 코리아’의 결속을 다져야 한다. 국가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 체코 원전 사업을 힐난하는 것은 외부로 쏟아야 할 우리의 노력을 국내 대응에 소모하게 만드는 일이다. K-원전은 우리 청년 세대에게 또 하나의 자부심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청년들이 유럽의 청년들에게 유럽의 탄소 중립을 이끄는 K-원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만들 기회 앞에 서 있다. K-원전이 세계 원전 르네상스를 성공적으로 이끌도록 우리 모두의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