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일자리가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재 한국의 청년들은 ‘쉬었음’ 청년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며, 일자리를 얻더라도 낮은 급여와 열악한 환경 때문에 노동 시장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 과연 ‘괜찮은’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을까.
**’괜찮은 일자리’는 어떤 것일까?**
‘쉬었음’ 청년들은 결코 나태한 것이 아니다. 이들이 노동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최저 시급 이하의 급여, 더럽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업무 환경, 사적 심부름 강요, 직장 내 괴롭힘 등 ‘상식적’이지 않은 조건 때문이다. 이들이 희망하는 일자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연봉 2823만 원(월 약 235만 원) 수준의 급여, 통근 시간 63분 이내, 주 3.14회 이하의 야근, 계약직이라도 정규직 전환 기회가 있다면, 그리고 반복적인 업무보다는 개인의 성장과 경력에 도움이 되는 업무를 원할 뿐이다. 이처럼 ‘상식적인’ 일자리조차 부족한 현실이 문제다.
**청년 일자리는 줄고, 고령층 일자리는 늘고**
실제로 한국의 일자리 상황은 65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 증가와 청년 일자리 감소로 극명하게 나타난다. 8월 기준으로 청년 일자리는 1991년~2025년 사이에 약 200만 개가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일자리는 368만 개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1991년 8.3배에 달했던 청년 일자리 대 65세 이상 일자리 비율은 올해 0.8배로 감소했으며, 지난해부터는 65세 이상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를 추월했다. 이는 OECD 평균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OECD 평균적으로 65세 이상 일자리는 청년 일자리의 59% 수준인데, 이는 다른 나라들도 고령층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청년 일자리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쇠퇴와 ‘자기 완결성’ 부족이 문제**
이러한 일자리 감소는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산업 자체의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부족은 신산업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력 산업이었던 제조업 역시 1991년 전체 일자리의 약 27%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15%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이 50년에 걸쳐 진행한 탈공업화가 한국에서는 33년 만에 압축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제조업이 미국 등이 만든 산업 생태계 중 생산 부문에만 특화하여, 제품 설계나 디자인과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 서비스는 선진국에 의존하는 ‘자기 완결성 부족’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줄어든 제조업 일자리는 대표적인 저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인 자영업 증가로 이어졌고,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급여생활자 평균 소득의 35% 이하로 급락하며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AI 시대, ‘괜찮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길**
AI 시대에 ‘괜찮은’ 일자리 창출은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실패한 산업 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및 데이터 경제의 취약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획일주의와 극한 경쟁 속에서 ‘모노칼라 인간형’을 배출하는 현행 교육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협업적인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또한, AI 교육을 받은 국민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쉬었음’ 청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생계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기적인 사회 소득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될 때, 비로소 AI 시대에 맞는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고 진정한 ‘초혁신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