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4세 중장년층의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이 가족 중심에서 사회 공동 책임으로 뚜렷하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2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부모 부양을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2014년 49.0%에서 2024년 65.0%로 증가했다. 반면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29.8%에서 16.7%로 줄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도 확산해 일을 우선한다는 응답은 54.1%에서 35.0%로 감소했고, 일과 가정을 비슷하게 중시한다는 응답은 47.6%까지 늘었다.
하지만 실제 돌봄 현장에서는 인식 변화와 다른 부담이 확인됐다. 서울시가 지난 16일 발표한 '서울시 중장년 삶의 질 지표'에 따르면 서울 중장년의 88.1%가 부모나 자녀 중 한쪽 이상을 돌본 경험이 있다.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보는 '끼인세대'는 48.4%에 달했고, 50~54세에서는 62.1%까지 높아졌다. 이 지표는 계봉오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공동 개발했으며, 서울 거주 40~64세 중장년 2058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온라인 실태조사를 통해 집계됐다.
정책 수요와 체감도 사이의 괴리도 뚜렷했다. 중장년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63.9%에 달했지만, 실제로 도움을 느꼈다는 비중은 22.6%에 그쳤다. 필요성 인식은 높았지만 참여 의향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시간·접근성·정보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부적으로는 사회공헌 일자리 연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7.7%, 운동·신체활동 프로그램 확대가 75.7%, 취업훈련·재취업 지원 및 상담이 75.6%로 나타났다. AI·디지털 역량교육을 원한다는 응답도 73.3%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돌봄의 경우 다른 삶의 질 영역과의 연관성이 낮아 중장년 정책에서 별도의 지원 영역으로 다뤄야 한다고 분석했다. 계 교수는 "같은 중장년이라도 누구와 어디에서 살고, 누구를 돌보는지에 따라 삶이 크게 달라진다"며 해당 지표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정책을 연결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향후 지표 변화 추이를 비교하며 중장년의 취약 지점 및 정책 수요를 파악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