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업장의 산재 사고 사망률을 낮추고 더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정부가 발표한 <노사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안전한 일터 :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통해 노동자와 사업주가 산재 예방의 주체로 나서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권리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정부와 전문가 주도로 진행되어 온 산재 예방 사업이 이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종합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노동자와 사업주, 즉 ‘노사’를 산재 예방의 핵심 주체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제도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노사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산재 예방 노력에 참여하고 독려받게 된다. 이를 위해 특히 중소사업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원하청 노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도록 하여, 개별 기업을 넘어 사업장 전체의 안전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는 과거에 기업 단위로 이루어지던 산재 예방 노력을 사업장 전체 단위로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또한, 노동자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노동안전 3권’이 이번 대책에 새롭게 포함되었다. 노동자들은 이제 자신의 안전에 대한 ‘알 권리’, ‘참여 권리’, 그리고 위험 상황에서 작업을 중단하고 현장을 벗어날 수 있는 ‘피할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 특히 노동계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작업중지권이 ‘피할 권리’로 명확히 정의되고 그 보장이 강화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 놓인 노동자들이 더 이상 자신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안전망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노사의 자발적인 산재 예방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사고 사망자가 집중되고 있는 중소사업장의 경우,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는 중소사업장의 자체 역량 강화를 위해 스마트 안전장비와 AI 기술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산재 사고 사망률 감소를 위해 노력하는 중소사업장에는 경제적 제재(처벌)를 강화하는 등 더욱 실질적인 지원과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과거 한국의 10만명 당 산재 사고 사망자수는 1995년 34.1명에서 2024년 3.9명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독일, 일본, 영국 등 산업안전 선진국들의 1명 전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사고 사망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의 사고 사망자 비율이 2023년 기준 64.2%에 달한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증가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원하청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위험 전가 문제 또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노동안전 종합대책>은 이러한 산재 사고의 특징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중소사업장의 산재 사고 사망을 줄이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중소사업장 산재 예방 사업에 지자체를 포함시키고, 사업장의 특성을 고려한 그룹별 접근 방식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앞으로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지역 및 업종 단위로 노사 공동의 산재 예방 노력이 확산될 수 있도록 더욱 세밀한 관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노력들을 통해 모든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