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상품 판매 대리점이라면 이제 더 안정적인 영업 환경을 기대해도 좋다. 여행 상품을 기획·공급하는 여행사와 판매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대리점 간의 공정한 거래를 위한 ‘여행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가 새롭게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여행업계의 거래 조건을 명확히 하고, 특히 대리점주들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번 표준대리점계약서 제정은 2016년 12월 대리점법 시행 이후 19번째로 제정된 업종별 표준계약서다. 엔데믹 이후 여행업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대리점 기반 위탁 판매 비중이 커진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하나투어, 롯데관광개발, 롯데제이티비, 교원투어, 한진관광 등 5개 주요 여행사와 거래하는 1,089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이번 계약서를 확정했다.
새롭게 제정된 표준대리점계약서는 총 21개 조, 68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대리점 영업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거래 관계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거래 투명성 강화다. 여행 상품의 구체적인 범위, 대리점에 위탁되는 업무 내용, 그리고 여행사와 대리점 각자의 의무가 명확하게 규정된다. 특히, 여행사의 고유 업무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에 대한 여행사의 배상 책임을 명시하여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함으로써 향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대리점주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판매 수수료 관련 분쟁도 줄어들 전망이다. 판매 수수료는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며, 수수료의 종류, 산정 방식, 지급 절차 등 세부 내용은 부속약정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규정하도록 했다.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정을 체결하는 것을 제한하여 수수료 관련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대리점 영업장 시설 기준과 관련해서도, 여행사가 정한 최소 기준을 따르는 것은 유지하되, 특정 업체에서의 시공을 강요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미 시공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재시공을 요청할 수 없도록 하여 불필요한 비용 발생을 막았다.
불공정 행위 방지 조치도 강화되었다. 대리점에 대한 경제적 이익 제공 강요, 판매 목표 강제, 경영 간섭, 보복 조치, 허위·과장 정보 제공, 그리고 대리점 단체 설립 방해 행위가 명백히 금지된다. 수시로 변경되는 부속약정서로 인해 대리점이 불리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속약정서 교부 후 최소 2개월이 지나야 약정서를 변경할 수 있으며, 본 계약보다 불리한 새로운 조건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추가하는 것도 금지된다.
영업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내용도 포함되었다. 최초 계약일로부터 2년 범위 내에서 계약 갱신 요청권이 부여되며, 계약 기간 만료 60일 전까지 여행사가 갱신 거절 또는 조건 변경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종전 조건으로 자동 연장된다. 만약 계약을 중도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2회 이상 서면으로 시정 기회를 부여해야 하며, 즉시 해지 사유는 영업 폐지, 부도, 파산 등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이번 여행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앞으로 개별 계약에 반영될 경우, 업계 내 분쟁을 줄이고 상생 문화를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도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사용을 권장할 계획이며, 새로운 업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표준계약서를 제정하고 기존 계약서는 현실 변화에 맞게 개정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