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집계 결과, 11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855.4원으로 전주보다 0.3원 내리는 데 그쳤다. 이는 25주 연속 하락세지만, 하락폭이 1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 횡보다. 휘발유는 지난 7월 둘째 주부터 1,800원대에 머문 지 18주째다. 서울은 1,900.3원, 대구는 1,826.8원으로 지역별로는 여전히 차이가 있지만, 전국 평균 기준으로는 가격이 1,800원대에 고착화된 모습이다.

이 같은 가격 안정은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 정책 덕분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지정해 유지하고 있다. 최고가격 정책은 국제유가가 치솟아도 소비자 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상한선을 설정하는 장치다. 다만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내 가격이 언제, 얼마나 오를지는 원문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정책이 유지되는 한 당분간 소비자 가격은 1,800원대에 묶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락세가 멈춘 것은 비단 휘발유만이 아니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도 전주보다 0.1원 내린 리터당 1,842원으로 집계됐다. 경유는 지난 8월 넷째 주 이후 매주 하락 폭이 1원에 못 미치며 사실상 가격이 고정된 상태다. 상표별로는 GS칼텍스 주유소가 1,858.5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846.1원으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상표별로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 기조는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만, 주유비가 1,800원대에서 멈춘 것은 소비자에게 가격 하락 기대를 버리고 생활비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신호다.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2.6달러 오른 114.8달러로 상승했고, 국제 휘발유 가격도 5.1달러 오른 139.2달러였다. 국제유가 변동은 대개 2~3주 차이로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최고가격 정책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향후 가격이 반등할 여지도 있다. 당분간 기름값은 지금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소비자는 하락 추세가 끝났다는 점을 감안해 지출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