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운전자라면 이번 주 주유비 부담이 조금 더 가벼워졌다. 10월 넷째 주(25~2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855.7원으로 전주보다 0.4원 내렸고, 경유도 1,842.1원으로 같은 폭 하락했다. 이로써 기름값은 2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역별로 차이는 뚜렷하다.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1,901.3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고, 대구는 1,827.3원으로 가장 저렴해 두 지역 간 격차가 리터당 74원에 달했다.
이런 하락세는 국제 유가 흐름과 반대로 움직인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주 국제 유가는 후티 반군의 사우디 주요 석유 시설 공격이 이어지면서 상승했다. 그런데도 국내 주유소 가격은 오히려 내렸다. 이는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유지하며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정한 11차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으로, 현재 시장 평균 판매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고가격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소비자도 자신이 내는 가격이 이 기준과 비교해 적정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휘발유와 경유 외에도 등유 최고가격을 리터당 1,380원으로 묶어뒀다. 전국 주유소별 가격과 최고가격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고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주유소가 있다면 인근의 저렴한 주유소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주유비를 아낄 수 있다.
다만 이런 하락세가 내 주유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국제 유가 변동은 대개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외교적 해결 기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석유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 현재의 최고가격 수준에서 정부가 조정에 나설지, 실제 소비자 가격이 언제까지 하락세를 이어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