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찐 고구마 맛, 이제 지도 보고 골라 드세요!

어떤 찐 고구마가 가장 달콤하고, 어떤 품종이 밤 향기가 진한지 궁금했나요? 이제 “맛있다”, “달다” 같은 막연한 표현 대신, 과학적으로 분류된 고구마 맛 지도를 통해 나에게 딱 맞는 품종을 쉽게 고를 수 있게 됩니다. 농촌진흥청이 국내 주요 고구마 10개 품종을 쪘을 때 느껴지는 맛, 향, 식감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이해하기 쉬운 ‘맛 지도’를 발표했습니다. 이 지도를 통해 소비자들은 물론, 농가와 관련 산업체에서도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고구마를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자체적으로 선발하고 훈련시킨 전문 패널들이 3개월간 총 15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패널들은 고구마를 직접 쪄서 먹고, 냄새 맡고, 눈으로 보며 느껴지는 다양한 감각 특성에 대한 용어를 새롭게 정립했습니다. 이를 통해 ‘맛/향미’ 7개, ‘물성’ 8개, ‘외관’ 3개, 총 18가지의 세분화된 감각 특성 용어가 개발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맛/향미’ 관련 특성에는 단맛, 밤향미, 단호박향미, 당근향미, 꿀향미, 비트향미, 요오드향미가 포함됩니다. ‘물성’ 특성으로는 딱딱함(경도), 뻑뻑함(어석함), 묵직함(밀도감), 부스러지는 정도(분질감), 촉촉함(수분감), 질긴 정도(섬유질), 삼키기 어려움, 입안에 남는 느낌(잔여감) 등이 정의되었습니다. ‘외관’ 특성은 색 종류, 색의 진하기(색 강도), 색의 고름 정도(색 균일도)로 구분됩니다.

이렇게 개발된 감각 특성 용어들을 바탕으로 ‘고구마 맛 지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지도는 주성분 분석(PCA) 기법을 활용하여 각 품종의 감각 특성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가로축(PC1)은 밀도감, 분질감, 수분감, 단호박향미, 당근향미 등의 특성을, 세로축(PC2)은 비트향미, 색 종류, 단맛, 꿀향미 등의 특성을 나타냅니다.

지도상에서 품종별 맛 특성을 살펴보면, ‘소담미’ 품종은 단맛이 강하고, ‘풍원미’와 ‘신자미’는 단단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호풍미’와 ‘풍원미’는 수분감이 풍부한 편이며, ‘호감미’와 ‘호풍미’는 단호박 향미가 두드러집니다. 퍽퍽한 느낌(분질감)이 강한 품종으로는 ‘진홍미’와 ‘단자미’가 있으며, 밤 향기가 나는 품종으로는 ‘진율미’와 ‘진홍미’가 대표적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가 소비자들에게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고구마 품종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가와 산업체에서는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고구마 품종을 선정하거나 가공 활용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올해 안에 농업기술포털 ‘농사로’를 통해 이 영농정보가 제공될 예정이어서 현장의 농업인들과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농촌진흥청 품질관리평가과의 하태정 과장은 “이번 찐 고구마 맛 지도 개발로 농가와 산업체에서 고구마 정보를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 군고구마, 말랭이, 앙금 등 다양한 품목으로 평가를 확대하고 표준화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고품질 고구마 시장을 선도하고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