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다섯 번 빚어낸 우리술,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을 기회 온다

이제 우리술도 더 맛있고 향기롭게 즐길 수 있다. 2025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좋은술 이예령 대표가 개발한 ‘오양주’ 기법으로 빚은 술이 세계 시장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오양주는 전통주를 발효 횟수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으로, 다섯 차례 빚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오양주 방식은 시간과 정성이 더 많이 소요되지만, 그만큼 술의 맛과 향을 깊고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오양주로 빚은 ‘천비향 약주 15도’는 밑술과 덧술을 다섯 차례 하는 데만 6일가량이 소요된다. 이후 22~25도에서 2주간 발효시키고, 15℃ 이하 저온에서 3개월간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거친 술은 다시 술 자루에 넣어 짜내고 지게미를 걸러내는 채주 과정을 거친 뒤, 15℃ 이하 저온에서 3개월을 더 숙성시켜야 완성된다. 이처럼 다섯 번 빚어 발효와 숙성을 거치는 데 최소 6~7개월이 걸린다.

이러한 정성 덕분에 ‘천비향 약주’는 전통 누룩으로 쌀의 단맛을 살려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또한, 여러 차례 덧술 과정을 통해 미생물을 극대화하여 누룩 사용량을 줄였고, 이는 젊은 층이 꺼리는 전통주 특유의 누룩 냄새를 잡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평택에서 엄선한 쌀과 직접 만든 누룩이 더해져 최상의 맛과 향을 완성한다.

실제로 ‘천비향’은 2018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약·청주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한·아세안 정상회의 만찬주로도 선정되는 등 이미 그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좋은술은 ‘천비향 약주’ 외에도 오양주 기법으로 만든 탁주 ‘천비향 탁주’, ‘천비향 약주’를 증류해 1년 이상 숙성한 프리미엄 증류주 ‘화주(40도, 53도 등)’, 삼양주 방식으로 만든 탁주 ‘택이’ 등 다양한 우리술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무궁화 꽃잎을 넣어 만든 증류주 ‘어차피’도 출시하며 무궁화의 아름다움과 탄소 절감 효과를 술에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예령 대표는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우리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하며, 홍콩과 싱가포르 등 해외 수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외 수출을 위한 ‘살균’ 과정이 기존 술맛을 해칠 수 있다는 점과 유통기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았다. 이 대표는 K-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우리술을 알릴 수 있는 기회와 자리가 더 많아지기를 희망하며, 앞으로의 목표는 우리술을 세계 주요 주류 행사에 선보이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생산량 증대를 위한 설비 확장도 진행 중이며, 우리술을 제대로 만들어 ‘K-컬처’ 확산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