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심리부검으로 슬픔을 치유하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방법

혹시 주변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당신의 작은 관심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슬픔에 잠긴 유족들의 마음을 보듬고 또 다른 안타까운 죽음을 막는 ‘심리부검’이라는 제도를 통해 당신도 이 과정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심리부검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심리부검, 왜 중요하며 누가 받을 수 있나요?**

심리부검은 돌아가신 분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이유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체계적인 조사 방법입니다. 유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의 면담, 그리고 고인이 남긴 기록 등을 면밀히 살펴보며,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여러 요인들을 파악합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죽음의 원인을 찾는 것을 넘어, 남겨진 유족들이 건강하게 슬픔을 극복하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분석 결과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슷한 비극을 막는 중요한 실마리가 됩니다.

이 제도의 핵심은 ‘건강한 애도’를 돕고 ‘자살 예방’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심리부검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은 자살한 분의 가족, 동료, 연인, 친구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다만, 사망 전 최소 6개월간의 행적에 대한 보고가 가능해야 하며, 사별 후 3개월에서 최대 3년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심리부검, 어떻게 진행되나요?**

심리부검은 전문적인 면담 방식으로 1회 진행됩니다. 구조화된 도구(K-PAC)를 활용하여 약 2~3시간 동안 진행되며, 2명의 면담원(주 면담원, 보조 면담원)과 유족 1명이 함께 참여합니다. 이 과정은 상담이나 진료와는 다르며, 참여 비용은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심리부검을 통해 유가족들은 자신의 심리 상태를 평가받고 그 결과서를 제공받습니다. 면담이 끝난 후 1주일 뒤에는 전화로 상태를 점검하는 원격 체크가 이루어지며, 1개월 후에는 애도 지원금으로 30만 원(2025년 기준)이 지급됩니다. 하지만 개별적인 보고서나 사망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서는 제공되지 않으며, 법적인 소송 등에는 활용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

정부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2일,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는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에 따라 2034년까지 현재 10만 명당 28.3명 수준의 자살률을 17.0명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살 시도자뿐만 아니라 유족까지 포함하는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관리와 기관 간 연계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도 관련 예산을 708억 원으로 대폭 증액하여 지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당신, 또는 당신 주변의 누군가를 위해**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당신 곁에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습니다. 바로 ‘109’번으로 연결되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입니다. ‘한(1) 명의 소중한 생명도 자살 없이(0) 구(9)한다’는 의미로 기억하면 쉽습니다. 이 전화는 24시간 운영되며, 전문 상담사가 당신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줄 것입니다.

또한, ‘마들랜’이라는 이름의 자살 예방 SNS 상담 앱도 있습니다. ‘마음을 들어주는 랜선 친구’라는 뜻으로,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SNS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주변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작은 신호에도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원래 말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갑자기 외부 활동을 피하거나 만남을 거부하는 등 행동에 변화가 있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힘내”라는 말보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곁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죽고 싶다’는 말 속에는 ‘살고 싶다’는 마음과 ‘도와달라’는 간절함이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