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5일

라면과 김치로 좁혀진 한일 정상의 ‘친밀한’ 만찬, 무엇을 의미하나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친교 만찬은 단순한 정상회담 후행 행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라면과 김치, 역경 극복에 대한 공통된 이야기 등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시작된 이들의 교감은 한일 관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찬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맺은 첫 만남이었다. 만찬에는 이시바 총리의 고향인 돗토리 현에서 만든 다이산 맥주와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 안동 소주가 준비되어 일본 측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이시바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는 점을 파악하여 출시된 모든 라면을 가져오려 했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했다는 이야기는 양국 정상의 개인적인 취향을 공유하며 더욱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대학 시절 내내 카레를 즐겨 먹었다는 이시바 총리의 이야기에 이 대통령이 당시 일본의 유명 걸그룹인 캔디즈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유쾌한 반응은 웃음을 자아냈을 뿐만 아니라 양국 정상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이날 만찬에서 이시바 총리가 일본 에도시대의 평화 속에서 조선 통신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셔틀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방 소멸 문제, 저출생, 고령화, 자살 문제 등 양국이 함께 풀어야 할 공통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외에 한국의 다른 도시를 방문해달라는 요청은 단순한 호의가 아닌, 양국 간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김혜경 여사가 이시바 총리가 당선될 때 부인인 요시코 여사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정서적인 공감대를 느꼈다는 이야기는 양국 정상의 관계가 단순한 외교적 협력 이상으로, 인간적인 감정 교류를 통해 더욱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시바 총리가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에 답장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는 이야기에 이 대통령이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난 주로 일을 시키는 편이라고 말하는 것은 서로의 업무 스타일을 파악하며 편안하게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만찬 말미에 이시바 총리가 양국 관계가 과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이해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만찬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단순한 정상회담을 넘어, 서로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