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0일

추석 명절, 배추 걱정 끝! 준고랭지 배추 9월부터 만난다

올 추석 명절에는 배추 걱정을 덜어도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 고온에서도 잘 견디는 배추 품종과 첨단 재배 기술을 활용해 기존보다 한 달 빠른 9월 중순부터 배추를 수확할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해발 400~600m의 준고랭지에서도 맛있는 배추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추석을 앞둔 배추 가격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름철 배추는 주로 해발 600m 이상 고랭지에서 재배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여름철 고온과 연작 피해로 병해충이 늘면서 배추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봄철에 저장해 두었던 배추가 떨어지는 9월 중순 이후부터는 추석 수요까지 겹쳐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왔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부터 해발 400~600m의 준고랭지에 여름철 고온에도 잘 견디는 배추 품종인 ‘하라듀’를 심고, 저온성 필름, 미세살수, 생리활성제와 같은 고온 경감 기술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준고랭지는 고랭지보다 평균 온도가 1~3도(℃) 가량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0월 초에야 배추를 수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고온 경감 기술을 적용한 준고랭지 배추는 무더운 7월에도 고온 피해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더 놀라운 것은 배추 한 포기의 무게가 평균 3kg 이상으로 매우 실했으며, 생산량 또한 10아르(a)당 7톤 이상을 기록해 기존 고랭지 지역의 평균 생산량(5.2톤)보다 1.8톤이나 더 많았다. 이는 10아르(a)당 7톤이라는 놀라운 수치다.

이번 기술은 경제적으로도 큰 이득을 가져다준다. 수확 시기가 10월 초중순에서 9월 중하순으로 한 달 가량 앞당겨짐에 따라, 농가 소득은 10아르(a)당 무려 419만 원이나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성과를 공유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9월 10일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에 위치한 준고랭지 실증 재배지에서 농가, 관련 기관, 연구자들이 함께하는 현장 평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새롭게 개발된 재배 기술에 대한 설명과 함께 준고랭지 배추의 우수한 수확량과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대한민국김치협회와 협력하여 조기 출하된 배추로 담근 김치의 맛과 식감, 가공 적합성 등을 평가하는 시간도 가졌다.

농촌진흥청이 분석한 결과, 준고랭지 지역에서 여름 배추 재배 후보지로 적합한 곳은 총 967헥타르(ha)에 달한다. 이 지역들은 모두 기계화 영농이 가능하고 물 빠짐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 중에서 실제 재배 여건과 농가의 의향을 면밀히 조사하여 100헥타르(ha) 규모의 지역을 선발, 준고랭지 여름 배추 생산 단지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옥현충 과장은 “이번 실증 실험과 농가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준고랭지에서 배추를 조기에 출하할 수 있는 재배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며, “전국 주요 배추 생산지를 대상으로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하여 준고랭지에 전문 생산 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