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

내년 건강보험료 1.48% 오른다…미래 세대 부담 덜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이제 건강보험료가 1.48% 오르면서 미래 세대에 짐을 덜어주는 선택이 이루어졌다. 준비금이 모두 소진된 후에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는 것보다 지금 미리 보험료를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는 당장의 편안함만을 추구하며 미래의 우리와 우리 자녀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다.

지난 8월 2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내년도 건강보험료를 1.48%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보험료 동결을 주장하는 의견과 인상을 주장하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나온 결과다. 보험료 동결 측은 충분한 준비금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빠른 진료비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조만간 재정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지난 10년(2013년~2023년)간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연평균 8.1%씩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1.8%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미국과 같이 의료비 지출이 많은 국가조차 2022년 의료비 증가율은 4.1%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진료비 증가 속도는 이례적으로 빠르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2024년 말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2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진료비의 42.1%를 차지했으며,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진료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민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적기에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성 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암, 심뇌혈관질환,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줄이는 산정특례, 본인부담 상한제 확대,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 그리고 1회 투여에 19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졸겐스마와 같은 초고가 신약의 급여화까지, 이러한 정책들은 모두 건강보험 지출 증가를 동반한다.

최근에는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의료공급 구조개혁에도 막대한 재정이 투입된다. 분만, 소아, 응급 분야의 수가 인상을 비롯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포괄2차병원 지원, 필수 특화 분야 지원 등에 향후 3년간 약 10조 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어린이병원의 적자를 100% 보전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모든 정책들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지출이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러한 정책들이 논의될 때마다 추가 재정 소요가 보고되었고, 모든 위원들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렸다. 급여 강화를 위한 정책들은 지출 증가를 고려했으며, 지출이 늘어나면 수입도 늘려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원칙이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 여력은 어떠할까? 2024년 건강보험 지출은 97조 3626억 원으로 예상되며, 준비금은 29조 7221억 원으로 급여비의 3.8개월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장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2033년에는 준비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다시 발생한다면, 건강보험이 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준비금이 소진된 후에야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면, 이는 훨씬 더 큰 폭의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중장기 재정 수지에 대한 예측을 꾸준히 하고 있다. 물론 미래 예측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따르지만, 보건의료 분야의 위기 상황 발생을 미리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다. 5년 전만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과거 추세와 인구 구조 변화와 같은 거시적 요인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다. 준비금이 많더라도 향후 수익 증가가 불확실하다면,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건강보험의 지출은 보장성 강화와 구조 개혁 정책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으로도 감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경제가 크게 성장하거나 근로 인구가 늘어난다면 보험료 인상 없이 재정 수지를 맞출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경제 상황과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지출 증가에 맞춰 수입도 늘려야 하며, 현재의 보험료 동결은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비현실적인 선택이다. 이에 따라 지금 바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