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7일

더위 싹! 시원함 가득, 부산 할매 빙수로 여름을 즐기자!

한여름 더위를 쫓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시원한 빙수를 맛보는 것이다. 특히 부산에서는 ‘할매’라는 이름이 붙은 수수하고 푸짐한 옛날 빙수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팥을 듬뿍 얹어 나오는 부산식 할매 빙수는 단순한 간식이나 디저트를 넘어 든든한 한 끼 식사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특별한 부산 빙수의 매력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이 빙수의 도시로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예로부터 생선을 얼려 보관하는 등 얼음이 많이 필요했던 지역적 특성과 더불어, 뜨거운 여름 날씨 때문에 빙수에 대한 수요가 남달랐던 것이다. 부산에서는 광복동과 용호동 등지에 빙수 거리가 조성될 정도로 빙수를 즐기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 국제시장 안에서는 맛있는 빙수 한 그릇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서는 풍경도 흔히 볼 수 있다.

부산 빙수는 요란한 고명보다는 팥을 푸짐하게 얹는 것이 특징이다. 너무 달지 않은 팥은 마치 할머니의 정성을 담은 듯 얼음 위에 가득 올려진다. 얇게 깎아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의 ‘눈꽃 빙수’가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부산 시민들은 여전히 소박하고 투박한 옛날 빙수를 더 사랑한다. 마치 1970년대 학교 앞 분식집이나 만화가게에서 맛보던 그 맛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말이다. 당시에는 주물로 만든 수동 빙수기로 깎은 얼음에 색소가 든 시럽을 뿌려주는 십 원짜리 빙수도 귀한 대접을 받았다. 돈이 없어 사 먹지 못하더라도, 에펠탑처럼 생긴 빙수 기계 앞에서 침을 흘리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시내 제과점에서는 우유와 연유를 넣어 곱게 간 얼음으로 만든 팥빙수나 ‘후루츠칵테일’ 빙수를 맛볼 수 있었는데, 이는 동네 빙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맛을 자랑했다. 산처럼 쌓아 올린 얼음이 금세 녹아내리는 것을 보며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만큼 빙수가 주는 시원함은 특별했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눈꽃 빙수’가 등장하고 빙수 전문 카페가 생겨나면서 빙수는 사계절 별미로 자리 잡았다. 호텔에서는 십만 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빙수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빙수를 즐기는 문화는 옛날부터 이어져 왔다. 조선시대에는 겨울철 한강에서 얼음을 캐내 서빙고와 동빙고에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이 되면 궁으로 운반하여 왕실 음식 재료의 부패를 막는 냉장고 용도로 사용했다. 서민들은 겨울에만 얼음을 볼 수 있었고, 여름 얼음은 궁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것이었다. 이처럼 얼음이 귀했던 옛 시절을 떠올려 보면,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시원한 빙수 한 그릇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실감하게 된다. 올여름이 가기 전에, 시원하고 푸짐한 부산 할매 빙수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