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육아하는 아빠, 나도 혜택 받을 수 있다! 기업·정부 지원 확대

이제 ‘돌봄’은 더 이상 여성만의 몫이 아니다. 한국 사회는 ‘일하는 아빠’와 ‘돌보는 아빠’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아이를 돌보는 아빠가 당연시되는 사회, 즉 ‘K-아빠(K-DADDY)’ 문화가 자리 잡도록 기업과 사회,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진심에서 시작되었지만, 앞으로는 우리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다.

**변화의 물결, 아빠 육아 참여가 늘어난다**

우리 주변에서 ‘새로운 아빠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아교육 현장이나 놀이터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빠들, 재택근무 중에도 점심시간을 쪼개 이유식을 먹이는 아빠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실제로 남성 육아휴직자는 2024년 기준 4만 명을 넘어섰고, 기업의 육아 교육 프로그램이나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아빠 육아 교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자신의 아버지 세대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MZ세대 아빠들이 있다.

**기업이 달라진다: 유연근무와 돌봄 균형이 가져오는 성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는 ‘아이를 돌보는 아빠’가 일상이 되도록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돌봄에 무관심했던 조직이 아니라는 점은 이미 여러 데이터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재택 기반 유연근무를 보장하는 기업일수록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고 만족도가 높으며, 결과적으로 성과 지표 또한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르나스호텔의 사례를 보면, 최근 3년간 육아기 단축근무제 사용률이 2배 이상,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6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가족친화적인 근무 환경 덕분에 자발적 퇴사율은 2023년 8%에서 2025년 상반기 3%까지 감소했으며, 이는 곧 이직률 감소와 신입사원 지원자 증가로 이어졌다.

**실질적인 문화 전환을 위한 ‘케어 버디’와 ‘케어 KPI’**

단순한 제도를 넘어, 기업 내에서 돌봄 문화가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실행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육아휴직 전후 복귀자를 1:1로 연결해주는 ‘Care Buddy'(케어 버디)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팀워크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한, 조직의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에 ‘휴가 사용률’이나 ‘돌봄 균형 지표'(Care KPI, 케어-케이피아이)를 포함하면, 상사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팀원들이 이를 따르는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한 대기업에서 상급자가 2주간 육아휴직을 먼저 사용한 결과, 팀 전체 휴가 사용률이 약 1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더의 행동이 조직문화 전환의 실질적인 계기가 된다는 조직심리학적 관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결과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글로벌 확산 전략**

이러한 K-아빠 생태계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가족친화기업 인증 마크를 받은 중소기업에게 R&D, 세제, 해외 진출 투자 우선 지원을 제공하고, 해외 투자 유치 설명회에서 K-아빠 인증 기업에 대한 우대 투자 모델을 제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Care ESG’ 개념을 반영하여 공공조달 및 정부 위탁 사업 선정 시 우대하고, ‘100인의 아빠단’과 같은 사업을 UNESCO, OECD 가족정책 센터,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하여 국제 공동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아빠 대상 리더십 워크숍 등을 통해 아빠 육아 참여 확산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제도는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경제 생태계 구조 혁신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K-아빠, 이제는 문화와 콘텐츠로 세계와 연결될 때**

돌봄은 ‘감정’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문화 영역이다. 케이-팝(K-POP)처럼, 한국 아빠들의 일상적인 아이와의 애착, 성장, 협력 이야기는 전 세계인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공유되는 아빠들의 육아 챌린지, 특히 ‘100인의 아빠단’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1,800만 회를 기록할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 기업 주도의 아빠 육아 일기 스토리텔링 마케팅, 유튜브·OTT를 기반으로 한 아빠 육아 웹시리즈, 브랜드와 협업한 육아 콘텐츠, 그리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아빠와 국내 아빠들의 글로벌 육아 교류 콘텐츠 제작 등 K-아빠 기반의 공공외교형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상의 문화 콘텐츠는 한국 문화의 인식을 바꾸고 세계와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가 될 것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돌봄은 더 이상 가족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 아빠들의 변화는 개인의 진심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기업과 사회, 국가가 함께 힘을 모아 이 여정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하는 아빠’와 ‘돌봄 아빠’ 사이의 균형을 사회 전체가 지지하고 확장할 때, K-아빠는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한국의 새로운 사회 혁신 모델이자 세계가 주목할 기준이 될 것이다. 이제는 아이를 돌보는 아빠가 세상을 움직일 중요한 주체로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