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관세 15% 혜택, 나도 받을 수 있다? 한미 무역협상 타결, 무엇이 달라졌나

7월 31일, 벼랑 끝까지 몰렸던 한미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한국이 얻게 된 혜택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분석이 나왔다. 이번 협상 타결로 한국은 일본, EU 등 다른 주요 동맹 제조국과 동일한 수준의 상호관세 및 자동차 품목관세 15%를 적용받게 되었다. 이는 경쟁국과의 형평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조선 협력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개방하더라도 경쟁국에 비해 얻을 것이 많지 않은 국내 농축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을 막아낸 점도 다행스러운 결과로 꼽힌다.

이번 합의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측면에서 복합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곧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추가적인 요구를 최소화하고, 합의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추진하는 경제안보 전략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이번 합의로 한국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15% 클럽’에 가입하게 되었으며, 이는 향후 대중 제조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에는 대가도 따르기 마련이다. 미국은 앞으로 한국에 대해 안보 비용 분담, 주한미군 및 한국군의 역할 변경 등 ‘공정한 비용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한국은 경제안보전략을 신속히 수립하고, 예측 불가능한 한미 관계에 원칙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의 든든한 동앗줄이 제조업임이 입증된 만큼, 핵심 제조업의 과도한 대미 투자가 국내 산업 공동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AI, ICT, 그린 기술과 접목하여 미국 투자 여건보다 우수한 국내 제조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 또한, 수출 시장 다각화와 더불어 대외 의존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대수술이 필요하며, 건실한 내수 진작과 남북 경제 협력 여건 조성을 통한 내수 시장 확대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15% 클럽’ 회원국 간에는 강대국에 대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제안보 협력이 필요하다. ‘15% 클럽’ 밖에서는 규범에 기반한 다자무역질서 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포용적인 자유무역질서를 지향하며, 한국 경제안보 전략의 추진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시급하다. 대통령실, 정부, 국회, 산업계, 시민사회가 총력을 다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