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새로운 한류를 열다: 나도 혜택받는 K-콘텐츠의 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한국 문화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단순히 인기를 넘어, ‘케데헌’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한류 현상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케데헌’은 로컬 문화를 글로벌 트렌드로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사례로서, 이는 곧 우리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케데헌’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이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북미의 한인 2세 정체성을 지닌 원작자와 제작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탄생했다. 이는 과거 디즈니의 가족용 뮤지컬 영화들과 비교될 만큼 반복 시청과 싱어롱을 유발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양식은 비서구인의 몸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인종주의적 복잡함 없이 전 세계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코스프레하기 쉽게 만들었다. 이는 캐릭터 문화가 진전된 현재 케이팝 문화 속에서 ‘케데헌’의 캐릭터들이 세계관을 지닌 채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더 나아가 ‘케데헌’은 인간 세계를 보호하려는 이중 정체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세계관을 선보인다. 이는 자아 발견 공주 이야기, 개인 성장형 모험 스토리, 우주 대전쟁 이야기 등 기존의 글로벌 문화와 비교했을 때 이국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차별점을 제공한다. ‘케데헌’의 무궁무진한 프리퀄, 시퀄 가능성은 동시대적인 로컬 귀신들과 싸우는 스토리를 통해 수많은 로컬 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개방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형식적, 서사적 가능성 외에도 ‘케데헌’은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을 일깨워준다. 북미 한인 2세 제작자들의 독특한 한국 문화 경험과 애정이 녹아들어 글로벌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중재(mediation)’가 가능했던 것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은 세계사를 한국인의 경험으로 품을 수 있는 광범위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만들어냈으며, 이는 한류를 넘어 한국의 미래가 한인 디아스포라와 어떻게 연결될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케데헌’은 이러한 맥락에서 한류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문을 여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다.

실제로 ‘케데헌’의 흥행은 우리 주변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에서는 ‘케데헌’과 관련된 까치 호랑이 배지가 품절 사태를 일으키는 등, K-콘텐츠의 인기가 실물 상품 판매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케데헌’을 비롯한 K-콘텐츠가 단순한 소비를 넘어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