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동네 서점에서 무료 인문학 강좌 혜택, 나도 받을 수 있다

독립 서점 ‘가가77페이지’에서 <영화로 보는 인문학>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의 일환이다. 단순히 도서관에서만 열리는 줄 알았던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이제는 서점에서도 시민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독립 서점 ‘가가77페이지’는 SNS를 통해 ‘길 위의 인문학’ 신청자를 모집 중이며, <영화로 보는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7월 21일부터 총 10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을 통해 양질의 인문학 콘텐츠를 무료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올여름 이상기후 현상으로 지친 심신을 전환하고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비록 멀리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동네 서점에서 진행되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가가77페이지’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며, 프로그램 시작 전 책을 둘러보거나 서점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인문학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가77페이지’ 이상명 대표는 “인문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생각할 수 있는 밭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밭을 넓히는 것”이라며, “어렵게 느껴지는 인문학적 주제들을 친숙한 영화를 바탕으로 연 뒤, 영화와 관련된 철학, 문학 서적들을 통해 깊이 있게 다가가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영화 <그녀>는 15세 이상)로 제한되어 폭넓은 수강 대상을 고려했으며, 다양한 주제를 다루려고 노력했다.

<영화로 보는 인문학> 프로그램은 이지혜 영화평론가와 이인 작가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1회차 프로그램에서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관람한 후, 간략한 강연과 인문학적 사유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의 주제인 자아 탐구와 교육의 본질에 대해 참여자들은 활동지에 자신의 생각을 적고 공유했다. 참여자들은 “미국 입시 명문고 웰튼 아카데미에서 새로 부임한 영어 교사 ‘키팅’을 따르는 학생들은 공부보다 중요한 인생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는 영화의 내용처럼, 각자의 삶에서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명 대표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주는 의미에 대해 “매주 월요일 저녁이 기다려진다. ‘길 위의 인문학’에 참여하는 많은 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인문학은 우리의 사고와 마음의 밭을 만드는 소중한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AI가 발전할수록 인문학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커진다. 인문학적 완성도를 지닌 사고가 AI에 접목될수록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뛰어넘어 도덕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책방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는 “책방이야말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다른 어떤 곳보다 많다”며, ‘가가77페이지’를 문화의 많은 것들을 담고 즐기고 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그램 참여자인 박근주 씨는 SNS를 통해 ‘가가77페이지’의 소식을 접하고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단순히 영화와 책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속에 담긴 인문학적 사유를 제 삶에 연결해보고 싶었다”며, “일상의 반복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강연자와 참여자들과 소통하며 제 삶에 리듬감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동네 책방이나 도서관과 연결된 다양한 인문학 수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인문학은 꾸준한 성찰과 대화 속에서 깊어지는 분야이므로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참여가 배움의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우리 동네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라는 표어처럼 전국 곳곳에서 인문학과 지역문화, 책과 사람을 만나는 새로운 독서 문화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가77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이러한 만남의 자리는, 우리 동네에서 어떤 인문학을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반기에도 전국 곳곳에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의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