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 새로운 여정으로 나를 만나다

2025년 하반기,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과 궁궐을 잇는 특별한 여행 프로그램 「왕릉팔경」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이제 조선의 숨결을 따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고 역사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9월, 10월, 11월에 걸쳐 총 22회 운영되며,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회당 25명 정원으로, 한 사람당 최대 4명까지 예약 가능합니다.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02-738-4001)도 가능하니, 잊지 말고 신청하세요.

이번 「왕릉팔경」 프로그램의 새로운 여정은 조선 왕실뿐만 아니라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까지 아우르며 더욱 풍성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구리 동구릉에서 시작하여 남양주 홍릉과 유릉까지 이어지는 이번 여정은 왕릉과 왕릉을 잇는 길 위에서 역사의 숨결을 따라가는 특별한 체험입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유적 답사를 넘어, 근대 전환기의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조선 최대 규모의 능역인 구리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시작으로 총 9기의 능침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각 능마다 담긴 역사적 이야기와 함께, 조선 전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표석이 송시열의 상소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들을 수 있습니다. 표석에 전서체가 사용된 이유와 1908년 순종 황제가 반포한 「향사리정에 관한 건」 칙령을 통해 제사 횟수가 축소되고 변화한 제사 제도에 대한 설명도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뒤덮은 억새는 그의 유언에서 비롯된 전통으로, 6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건원릉의 표석에 ‘대한 태조 고황제 건원릉’이라 새겨진 것은 왕릉 제도와 예제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입니다. 또한, 정자각은 제물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중심 건물로, 계단의 구분과 신로, 어로의 분리를 통해 산 자와 죽은 자의 구분을 상징합니다.

추존왕의 능 가운데는 생전에 왕이 아니었으나 아들이 왕위에 오르면서 추존된 경우가 있으며, 이들의 무덤도 ‘능(陵)’이라 불립니다. 수릉은 익종대왕(문조)과 신정왕후의 합장릉으로, 표석에 새겨진 내용으로 두 분이 함께 모셔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건원릉의 신도비에는 ‘역신 정도전’과 ‘공신 봉화백 정도전’이라는 내용이 함께 새겨져 당시 정치적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선과 대한제국의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세 기의 봉분이 나란히 배치된 삼연릉은 헌종과 두 왕비(효현왕후·효정왕후)가 합장된 곳입니다. 왕과 왕비의 위계에 따라 서열대로 배치되어 있으며, 비석에도 ‘부좌(附左)’ 표기가 확인됩니다. 세 차례 개각의 흔적이 있는 비석 표면은 석비 제작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려 했던 당시의 사정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홍릉과 유릉은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라 화려함 속에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을 담고 있습니다. 홍릉 비각 표석에 얽힌 대한제국과 일본 간의 갈등, 그리고 고영근의 노력은 흥미로운 역사적 맥락을 보여줍니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안내를 통해 석물의 의미를 확인하고, 역사의 숨결과 함께 호흡하며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이번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시간을 넘어, 미래 세대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가를 묻는 자리입니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릉의 아름다움과 그 뒤에 담긴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늘의 의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