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한미 정상회담, 82일 만에 ‘신뢰’와 ‘협력’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양국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할 굳건한 기반을 마련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회담은 특히 한미 정상 간의 깊은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실질적인 협력 증진에서 눈에 띄는 성과와 의미 있는 진전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바로 한미 정상 간 개인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정상외교를 중요시하며 정상 간 ‘케미’를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할 때, 이재명 대통령과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의 첫 만남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된 이후, 이번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을 위해 ‘트럼프 맞춤형 패키지’를 준비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기울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공감과 지지로 시작된 모두 발언은 딱딱할 수 있었던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한 금속 거북선, 황금 퍼터, 마가(MAGA) 모자 선물은 그의 환심을 사는 데 충분했다.

특히 ‘피스 메이커(peace maker)’와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역할을 통한 양국 정상의 소통과 협력을 제안하며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극찬한 점은 ‘트럼프 맞춤형 패키지’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러한 노력은 이재명 대통령의 노련함과 결합되어 최상의 회담 분위기를 이끌어냈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재명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북미 관계 개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남북미 협상 2.0’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비핵화 논의에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형성된 한미 정상 간 신뢰와 유대감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을 증진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미 정상 간 신뢰 형성만큼이나 중요한 목표였던 ‘한미 양국 간 협력 증대’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 경제·통상의 안정화 ▲한미동맹의 현대화 ▲한미 간 새로운 협력 분야 개척을 목표로 삼았다.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지난달 말 합의된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회복하는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투자, 구매, 제조업 협력 등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었다. 앞으로의 후속 협의를 통해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동맹의 현대화 측면에서도 양국 간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 동맹의 발전 방향과 한국의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한국의 국방비 증액 등 한반도 방위를 위한 우리 군의 주도적 역할 확대를 천명한 것은 한미동맹의 미래형 전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기여를 확인시켜 주며 미국 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새로운 분야로의 협력 확대에서는 조선과 원자력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HD현대와 서버렛스캐피탈(Cerberus Capital)은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역량 강화, 조선소 현대화, 선박 공동 건조를 위한 공동 투자펀드 조성을 논의했으며, 두산에너빌리티와 엑스에너지(X-energy)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 협력을 합의했다. 이 외에도 조선, 원자력, 항공, LNG, 핵심 광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 방안이 구체화되었다.

특히 한미 양국 대통령 비서실장 간 핫라인 구축은 앞으로 경제, 안보, 관세 등 제반 분야에 걸친 양국 간 협의를 관리하고 촉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비서실장 간 핫라인은 양국 간 현안을 신속하게 다룰 수 있는 소통 채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82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양국 협력을 한층 강화할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공세적인 대외정책에 대응하여 한미 정상 간 신뢰 및 유대감을 형성하고, 실질적인 협력 증진에서 가시적인 성과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점은 이번 회담의 성공 무게를 더한다.

앞으로 한미 관세 협상과 한미동맹 현대화의 주요 내용에 우리 정부의 이해관계가 얼마나 충실히 반영될지가 이재명 정부의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우리 정부의 치밀한 준비, 노련한 대응, 단호한 결정 등을 바탕으로 보다 대등하고 상호 호혜적인 한미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