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한류 혜택, 나도 누릴 수 있다! 시로 풀어보는 한류의 모든 것

그래서 우리는 한류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한류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우리 삶과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네 편의 시를 통해 한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통찰과 감동을 자세히 살펴보자.

첫 번째로, 김춘수의 시 ‘꽃’은 한류가 어떻게 실체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처음 한국 드라마와 K팝은 그저 ‘몸짓’과 같은 현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세계가 이를 ‘한류’라고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면서, 한류는 비로소 명확한 문화적 주체로 인식되었다. 이는 마치 시인이 꽃을 불렀을 때 비로소 꽃이 된 것처럼, ‘호명’을 통해 한류는 우리에게 와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한류는 단순히 소비되는 문화가 아니라, 세계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탄생하며 정체성을 부여받았다. 이는 우리가 한류를 이해하고 즐기는 방식이 단순한 수용을 넘어, 능동적인 관계 맺음에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는 한류가 하루아침에 피어난 것이 아님을 역설한다. 일제 강점기, 분단, 한국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 등 한국 현대사가 겪어온 수많은 고통과 기다림, 그 모든 인고의 시간이 응집되어 오늘의 한류라는 ‘문화적 승화’가 가능했다. 소쩍새 울음과 먹구름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상징하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류가 찬란하게 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국화가 저절로 피어나듯, 한류는 한국 사회의 시간과 기억이 맺은 ‘기억의 꽃’이며, 단순한 상품을 넘어 시련과 회복의 총체적 결과물이다.

김용락 시인의 ‘BTS에게’는 한류의 핵심 동력이 ‘공감’에 있음을 보여준다. BTS는 언어를 넘어, 진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며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LOVE MYSELF, LOVE YOURSELF!”라는 메시지처럼, 그들의 음악은 인간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비로소 가슴 뛰는 존재가 된다는 진리를 담고 있다. K-팝, K-드라마, K-콘텐츠가 세계를 울리는 힘은 뛰어난 완성도나 스타일을 넘어, ‘진정성’에 있다. 팬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공감의 공동체이자 문화의 공동 창작자로, 이들은 ‘다른 언어로도 마음속을 두드리는’ 콘텐츠를 통해 한류와 함께 호흡한다.

마지막으로, 나짐 히크메트의 시 ‘진정한 여행’은 한류의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는 말처럼, 한류 역시 절정에 이르지 않았다. 앞으로 더 많은 서사와 깊은 공감, 다양한 목소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한류의 미래는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가치, 다문화적 포용, 인간성 회복에 있다. K-콘텐츠는 세계를 향한 이야기와 더불어 한국 사회 내부의 진실도 말하며, ‘소모’가 아닌 ‘의미’를 갖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통해 창작자에게는 영감과 상상을, 수용자에게는 향수와 감동을 선사하는 ‘진정한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정길화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은 MBC 교양 PD 출신으로, ‘중남미 한류 팬덤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을 역임하는 등 한류 정책과 K-콘텐츠 연구에 깊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의 통찰은 한류가 단순한 문화 상품을 넘어, 세계와 소통하고 한국 사회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