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더 많은 아빠가 아이 돌봄에 참여할 수 있다: 유연근무부터 정부 지원까지

이제 ‘아이를 돌보는 아빠’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아빠들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유아교육 현장, 놀이터, 심지어 재택근무 중에도 아이를 돌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024년 기준 4만 명을 넘어섰으며, ‘아빠 육아 교실’ 역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진심에서 시작된 변화지만, 이제는 기업, 사회, 국가가 함께 ‘K-아빠(K-DADDY)’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때다.

**기업의 변화가 돌봄 균형을 이끈다**

기업은 돌봄에 무관한 조직이 아니다. 실제로 근로시간 단축이나 재택 기반 유연근무를 제공하는 기업일수록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고 만족도가 높으며, 성과 또한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르나스호텔의 경우, 육아기 단축근무제 사용률이 2배 이상,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60% 이상 증가하면서 2023년 8%였던 자발적 퇴사율이 2025년 상반기 3%까지 감소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신입사원 지원자 증가로 이어졌다.

기업 내에서 실질적인 돌봄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행 구조’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 전후 복귀자를 1:1로 연결하는 ‘Care Buddy(케어 버디)’ 제도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팀워크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조직의 목표 설정 시 ‘휴가 사용률’이나 ‘돌봄 균형 지표'(Care KPI, 케어-케이피아이)를 포함하면, 리더가 먼저 솔선수범하며 팀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실제로 한 대기업에서는 상급자가 2주간 육아휴직을 먼저 사용한 후, 팀 전체 휴가 사용률이 약 1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더의 행동이 조직 문화 전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지원으로 K-아빠 생태계 구축**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은 K-아빠 생태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R&D, 세제, 해외 진출 투자 등에서 우선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해외 투자 유치 설명회에서는 K-아빠 인증 기업에 대한 우대 투자 모델을 제시하고, ‘Care ESG’ 개념을 반영하여 공공조달 및 정부 위탁 사업 선정 시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국제적인 협력도 중요하다. ‘100인의 아빠단’과 같은 프로그램을 UNESCO, OECD 가족정책 센터,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하여 국제 공동사업으로 확대하고, 아빠 육아 참여 확산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아빠 대상 리더십 워크숍 개최 등을 통해 아빠 육아 문화를 글로벌로 확산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 생태계 혁신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문화와 콘텐츠로 세계와 연결되는 K-아빠**

돌봄은 ‘감정’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문화 영역이다. 한국 아빠들이 일상에서 보여주는 아이와의 애착, 성장, 협력의 이야기는 케이-팝(K-POP)처럼 세계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는 아빠들의 육아 챌린지 중 ‘100인의 아빠단’ 콘텐츠는 이미 1800만 회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기업 주도의 아빠 육아 일기 스토리텔링 마케팅, 유튜브·OTT를 기반으로 한 아빠 육아 웹시리즈, 브랜드와 협업한 육아 콘텐츠,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아빠와 국내 아빠들의 글로벌 육아 교류 콘텐츠 제작 등 K-아빠 기반의 공공외교형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상의 문화 콘텐츠는 한국 문화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세계와 연결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 아빠들의 변화는 개인적인 진심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기업, 사회, 국가가 함께 이 여정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하는 아빠’와 ‘돌봄하는 아빠’ 사이의 균형을 사회 전체가 지지하고 확장할 때, K-아빠는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한국의 새로운 사회 혁신 모델이자 세계가 주목할 기준이 될 것이다. 이제 아이를 돌보는 아빠가 세상을 움직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