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109’를 기억하자. ‘한(1) 명의 생명도 자살 없이(0) 구(9)하자’는 의미를 담은 이 전화번호는 24시간 언제든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또한, ‘마음을 들어주는 랜선 친구’라는 뜻의 ‘마들랜’은 SNS로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창구다. 이제 더 이상 혼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 용산역에서 ‘2025 같이 살자, 같생 서포터즈 박람회’가 열렸다. 지난 9월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자살 예방 주간을 맞아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함께 마련한 이번 행사는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같생 서포터즈’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했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정보 전달 부스가 마련되었다. 특히 ‘온정(溫情) 109’ 부스에서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와 SNS 상담 창구 마들랜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109 상담 전화는 전문 상담원이 24시간 운영하며, 마들랜은 SNS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또한, ‘2025 같이 살자, 같생 서포터즈 박람회’에서는 자살 사후 대응 서비스와 심리부검과 같은 개념을 퀴즈와 게임으로 풀어내며 시민들의 이해를 높였다. 심리부검은 고인이 왜 세상을 떠났는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유족과의 면담, 유서 검토 등을 통해 사망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인을 살펴보는 체계적인 조사 방법이다. 이는 유족이 건강하게 애도하는 과정을 돕고, 나아가 미래의 자살을 예방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심리학을 전공하는 ‘같생 서포터즈’ 학생은 “자살 예방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 주변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죽고 싶다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말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평소와 다른 행동 변화를 보인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심리부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심리부검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심리부검은 자살자의 가족, 동료, 연인, 친구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망 전 최소 6개월간의 행적에 대한 보고가 가능해야 하며, 사별 기간은 3개월에서 3년 이내로 제한된다. 심리부검은 1회 진행되며, 2~3시간 소요된다. 참여 비용은 없으며, 유가족에게는 심리 정서 평가 결과서를 제공하고 1개월 후에는 애도 지원금 30만 원(2025년 기준)을 지원한다. 다만, 개별 보고서나 사망 원인 결과서는 제공되지 않으며 법적 용도로는 활용할 수 없다.
이러한 심리부검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간 보고서 및 연구 보고서가 발간되며, 분석 결과를 근거로 교육 자료, 정책 개발, 자살 예방 시행 계획 등에 활용된다. 정부는 지난 9월 12일,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통해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발표하며 2034년까지 자살률을 17.0명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예산을 708억 원으로 대폭 증액할 계획이다.
‘죽고 싶다’는 말 속에는 ‘살고 싶다’는 마음과 ‘도와달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늘 관심을 갖고 다가가야 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심리부검’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된 만큼, 죽음의 원인뿐만 아니라 남겨진 이들의 아픔까지 보듬는 심리부검이 더 널리 알려지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온전히 닿기를 바란다. 이러한 노력으로 더 이상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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