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6일

기후변화 시대, ‘생명의 정원’ 풍혈지…국립수목원, 체계적 관리 및 보전 전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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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위협 속에서 희귀 식물과 특산 식물이 살아가는 특별한 생태계, 풍혈지가 기후변화 시대 생물다양성 보전의 핵심 거점임을 국립수목원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은 풍혈지 자생 식물들의 멸종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와 보전 전략 추진에 나섰습니다.

현재까지 국립수목원은 국내 주요 풍혈지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생물상 조사 및 생태 연구를 수행하여 풍혈지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풍혈지 자생 식물은 총 1,204종으로 확인되었으며, 그중에서도 희귀 식물 82종(월귤, 흰인가목 등), 특산 식물 61종(병꽃나무, 백운산원추리 등), 북방계 식물 212종(돌단풍, 야광나무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희귀·특산물이면서 국가적 색목록 취약종(VU)으로 등재된 꼬리말발도리는 풍혈지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민감한 북방계 식물인 주저리고사리는 풍혈지 보전의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풍혈지, 특히 밀양 얼음골은 무더운 여름에도 지하에서 차가운 공기가 흘러나오는 독특한 지형으로, 여름철 한낮에 풍혈지 내부와 외부의 온도가 20~30도까지 차이가 나는 등 기온 차를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총 236종의 식물(희귀식물 8종, 특산물 13종, 북방계식물 37종 포함)이 조사되었으며, 이러한 기후 특성은 풍혈지의 생태적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그러나 최근 풍혈지에 대한 대중적 관심 증가로 인해 탐방객 증가에 따른 생태적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탐방로 붕괴, 무분별한 출입과 식물 채취 등으로 인해 식물군락이 실제 감소한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의성·진안·정선 등지에서는 풍혈지 생태계의 퇴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인지한 국립수목원은 풍혈지 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 제한 및 보호구역 설정, 정밀조사 및 모니터링 강화, 생태해설 프로그램 강화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풍혈지가 지닌 ‘생물서식지’와 ‘경관 자원’이라는 이중적 특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립수목원은 풍혈지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풍혈지를 대상으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별 맞춤형 보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국립수목원 임영석 원장은 “풍혈지는 이상고온 등의 기후변화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할 수 있는 중요한 생태적 피난처이자, 아직 보고되지 않은 생물종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며, “지속적인 연구와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미래세대를 위한 산림자원을 보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립수목원의 노력은 단순한 생태 공간 보전을 넘어, 기후변화라는 지구적 위협에 맞서 미래 세대에게 소중한 자연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