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9일
20년 우주 방사선 이겨내는 국산 AI 두뇌가 탄생했다

우주항공용 AI 뉴로모픽 반도체의 활용모식도(사진=과기정통부 제공)

20년 우주 방사선 이겨내는 국산 AI 두뇌가 탄생했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우주의 혹독한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성능을 증명했습니다. 미래 우주 탐사 시대의 핵심 기술을 우리 손으로 확보하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최근 우주 탐사와 인공위성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바로 우주의 강력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다. 지구와 달리 우주는 높은 에너지 입자들이 끊임없이 날아다녀, 일반 반도체는 쉽게 고장 나거나 오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우주선이나 위성에 탑재될 AI의 두뇌가 튼튼해야 하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충북대, 벨기에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이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의 뇌신경망 구조를 모방해 만든 ‘뉴로모픽 반도체’를 설계했다. 이 반도체는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방식이 뇌와 비슷해 전력 효율이 높고 연산 속도가 빠르다.

연구팀은 개발한 반도체가 실제 우주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지 시험했다. 원자력연구원의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해 인공위성이 지구 저궤도에서 20년 이상 노출될 수준의 막대한 방사선을 반도체에 쏘았다. 보통 인공위성의 수명이 5년에서 15년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가혹한 조건의 실험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된 후 반도체의 일부 성능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핵심 기능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특히 AI의 지능을 시험하기 위해 손으로 쓴 글씨 이미지를 얼마나 잘 알아보는지 확인한 결과, 92%가 넘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우주 방사선을 맞으면서도 AI 두뇌가 여전히 똑똑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가 우주항공용 AI 반도체 분야의 핵심 기술을 스스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는 극한 환경용 반도체 기술을 해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우리나라가 쏘아 올리는 위성과 우주 탐사선에 우리 기술로 만든 똑똑하고 튼튼한 AI 두뇌를 탑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