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랏돈을 집행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시도한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지원되는 각종 보조금이 꼭 필요한 곳에, 투명하게 쓰이도록 ‘예금토큰’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 방식이 국가 사업에 적용되는 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디지털 지급 수단이다. 쉽게 말해 정부가 사업자에게 돈을 그냥 보내주는 대신, 특정 용도로만 쓸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상품권’을 주는 셈이다. 이 돈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돈의 흐름이 투명하게 기록되고 위조나 변조가 어렵다. 정해진 목적 외에는 사용할 수 없어 보조금 부정 수급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첫 시범 사업은 전기차 충전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최근 전기차가 늘면서 충전기 설치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약 300억 원 규모의 중속 충전기 설치 사업에 이 디지털 화폐를 적용한다.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보조금을 현금이 아닌 예금토큰으로 받아 충전기 구매 등 약속된 곳에만 사용해야 한다.
이번 사업을 위해 재정경제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은행이 힘을 합치기로 약속했다. 정부는 보조금 지급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업자는 복잡한 정산 절차를 줄일 수 있어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행은 디지털 화폐 기술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이번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체 국고 사업의 4분의 1을 디지털 화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앞으로 우리 세금이 더욱 똑똑하고 투명하게 쓰이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더 많은 이야기
길 잃은 동물 발견하면 이제 전국 통일 번호로 신고한다
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 위해 대규모 안전 작전 펼친다
이번 주말 마곡에서 우리나라 숨은 보석 여행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