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2025 APEC 정상회의 특별전으로 만나는 한국 미술, 나도 즐길 수 있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여 한국 미술의 다채로운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혁신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APEC의 주제어인 ‘지속 가능한 내일’을 신라의 문화와 미학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기술과 예술, 그리고 인간의 관계성을 탐구하는 흥미로운 전시로 구성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특별전은 경주 솔거미술관과 우양미술관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한향: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 전시를 통해 APEC의 핵심 메시지인 ‘지속 가능한 내일’을 신라의 문화와 미학을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수묵화의 대가 박대성 화백, 불화장 이수자 송천 스님, 문화재 복원 전문가 김민 작가, 그리고 새활용(업사이클링) 유리 공예가 박선민 작가가 참여하여 신라의 정신과 불교 미학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박대성 화백은 전통 수묵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한국화의 세계화를 이끌어왔다. 송천 스님은 전통 불화의 기법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확장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 작가는 경주의 역사성을 담은 금·은박과 전통 안료를 활용한 독창적인 회화를 선보이며, 박선민 작가는 폐유리를 재가공한 설치 작품을 통해 환경과 예술의 순환적 관계를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이들 작가들의 작품은 한국 미술이 어떻게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과 시대적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한편, 1년여간의 새 단장을 마치고 재개관한 우양미술관에서는 ‘백남준: 휴머니티 인 더 서킷츠’ 전시를 통해 한국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인 고 백남준 작가의 1990년대 작품들을 집중 조명한다. 백남준 작가는 과학 기술을 인간의 확장을 실현하는 매개체로 인식했으며, 기술과 예술이 상호 작용하는 유기적 회로로서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복원 과정을 거쳐 처음 공개되는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을 포함하여, 기술과 예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그의 주요 소장품들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 이를 통해 1990년대 백남준 작가의 작업을 다층적으로 조망하고, APEC이 추구하는 연결과 혁신을 예술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솔거미술관의 전시가 전통 정신에서 비롯된 현대 미술의 수행적 실천을 보여준다면, 우양미술관의 전시는 기술과 인간성의 관계를 탐구하며 국제 시대에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한다. 이 두 전시는 APEC이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내일’이라는 주제와 맞닿아 있으며, 한국 미술이 국제사회에서 문화적 소통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조명하며, 그 우수성과 다양성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