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에서 열린다…나도 혜택 받을 수 있을까?

천년 고도 경주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단이 참여하는 이번 회의는 한국에서 20년 만에 다시 열리는 APEC 행사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도시 경주가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단순한 역사적 가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경주는 이미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1박 2일간 ‘APEC 2025 KOREA’ 홍보를 위한 ‘글로벌 인플루언서 팸투어’가 진행되었다. 구독자 수 6100만 명에서 최대 1억 2000만 명에 달하는 세계적인 인플루언서들이 경주에 집결하여, 각자의 채널을 통해 경주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촬영을 진행했다.

행사 첫날에는 환영 행사와 상견례를 통해 6개 팀의 인플루언서들이 서로를 소개하며 본격적인 홍보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둘째 날에는 키카 킴, 엘리나 킴, 잇세이, 김프로&유백합 등 4개 팀의 메가급 인플루언서들이 경주의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며 각자의 채널을 위한 콘텐츠를 촬영했다.

가을비가 내리던 16일 아침,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미 이른 시간부터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외국인 여행객, 단체 관광버스에 오른 학생들, 신라 금관을 보러 온 가족들, 그리고 촬영 장비를 갖춘 인플루언서들이 어우러져 천년 도시의 아침을 맞이했다. 박물관 앞 돌길에 고인 빗물과 은은하게 빛나는 신라 금관의 황금빛은 마치 ‘K-컬처의 시간 여행’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640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키카 킴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같다”며 감탄했다. 그녀는 ‘신라의 미소’로 불리는 보물 ‘얼굴무늬 수막새’ 앞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APEC 2025 KOREA를 기대한다”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주를 처음 방문한 키카 킴은 “역사책이 살아 움직이는 도시 같다”며 “찍는 순간마다 새로운 감정이 생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APEC 정상회의의 주제인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 중 ‘연결(Connect)’을 선택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는 사람과 지구, 우리 자신을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것이 바로 ‘연결’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구독자 수 1위인 엘리나 킴 역시 경주의 매력을 해외 팬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번 팸투어에 주저 없이 참여했다.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거닐 때마다 경주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고,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거리와 아름다운 건축물, 따뜻한 사람들까지 모든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주에서 맛본 현지 음식은 잊을 수 없을 만큼 맛있었다고 덧붙였다. 엘리나 킴은 “한국이 단순히 K-팝, 드라마뿐 아니라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나라임을 보여주고 싶다”며 “K-APEC을 통해 한국의 창의성과 따뜻한 마음을 전 세계에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지속가능한 미래는 작은 친절과 사람들 간의 ‘연결’에서 시작된다”며 “한국의 혁신적인 정신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모두가 함께 밝고 따뜻한 미래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K-APEC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구독자 8270만 명을 보유한 일본의 대표 크리에이터 잇세이는 경주의 느긋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도쿄의 빠른 일상과 달리, 경주는 도시 전체가 숨을 고르는 듯한 안정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눈길을 가장 사로잡은 건축물은 황룡사 9층 목탑을 재현한 ‘경주타워’와 ‘중도타워’였다. 그는 “경주타워는 중도타워의 형상 일부를 도려낸 듯한 독특한 설계로, 처음 마주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깊은 흥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잇세이는 APEC을 ‘경제의 장’이자 ‘문화의 다리’라고 표현하며, “한국 사람들의 따뜻함과 협력의 정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에너지를 영상에 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최초로 구독자 1억 2862만 명을 돌파한 유튜버 김프로와 유백합 또한 20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홍보에 참여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프로는 “한국인으로서 자긍심과 애국심을 가지고 한국 문화의 매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에게 경주는 어린 시절 수학여행 이후 처음 방문한 곳이었으며, “지금의 경주는 전통과 현대가 완벽히 어우러진 도시”라며 “세계 각국에서 찾아와 한국의 문화와 매력을 체험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평가했다. 김프로 역시 “전통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요소가 잘 어우러져 도시 전체가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APEC 정상회의의 주무대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첫 촬영지로 선택한 유백합은 “현대적인 건축물과 주변의 전통 경관이 어우러진 모습이 경주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프로는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기대하며 “물 위에 반사되는 궁궐의 밤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들어, 전 세계 구독자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촬영의 콘셉트는 ‘자연스러움’과 ‘조화’로, 김프로는 “평소 재미있는 콘텐츠를 주로 만들지만, 이번 영상의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라 경주”라며 “자연스러운 영상 속에 도시의 풍경과 분위기를 잘 녹여내 해외 구독자들이 ‘한국에 이런 장소가 있구나, 꼭 가보고 싶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유백합은 ‘번영(Prosper)’을 언급하며 “진정한 번영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아갈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프로는 ‘연결’을 주제로 삼으며 “단순한 회의를 넘어 서로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더 촘촘하게 연결될 수 있는 협력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글로벌 인플루언서 팸투어’를 통해 촬영된 영상물은 APEC 정상회의 개최 전 각자의 인스타그램 또는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