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정신건강, 이제 ‘마주해요’ 캠페인으로 더 쉽게 다가간다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시민들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마주해요’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세계 정신건강의 날’인 10월 10일을 맞아 열린 이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캠페인은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며,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마주해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동숭동에 거주하는 이O자(48) 씨는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와서 체험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말하며, “스트레스 지수 측정과 같이 실제로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진다면 시민들이 정신건강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양수진 과장은 “영국은 20년 넘게 ‘타임 투 체인지’와 같은 캠페인을 통해 인식 개선을 이뤄왔지만, 우리는 작년부터 ‘마주해요’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올해는 17개 시·도에서 함께 참여하는 확산형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의료기관이 협력하여 일반 시민들의 정신건강 스크리닝 및 상담을 연계하고 있으며, 향후 AI 기반 디지털 치료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육군본부에서는 AI 기반 스트레스 지수 측정 기기를 도입하여 병사들의 자살률 감소에 기여한 사례도 소개되었다. 행사 관계자인 전현화 팀장은 “내년에는 지하철역이나 도심 주요 거점에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캠페인을 접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누구나 쉽게 다가가고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행사장 입구에는 ‘연결의 문’이라는 대형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었고, 시민들은 이 문을 통과하며 환한 표정으로 캠페인에 참여했다. 문을 지나자 푸른 풍선이 하늘로 떠 올랐고, 정신건강 마스코트인 ‘마주해’와 ‘마주요’ 인형이 반갑게 맞이했다. 어린이는 인형과 손을 잡고 사진을 찍으며 “이 친구가 마음을 지켜준대요”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이형훈 제2차관은 개회식에 참석해 “정신건강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이번 행사가 국민들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인 ‘희망 메시지 캠페인’ 결과물을 전시하는 ‘마음 나눔터’가 마련되었다. 대한민국 지도 위에는 시민들이 직접 쓴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괜찮아요, 천천히 가도 돼요”와 같은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전시 담당자는 “지난 여름 전국 각지의 광장에서 시민들이 자필로 남긴 마음을 이곳에 모았다”고 설명했으며, 참여자들은 스크린에 상영되는 캠페인 스케치 영상을 보며 자신이 쓴 메시지를 찾기도 했다.

‘마음 아지트’에서는 전시와 체험이 함께 진행되어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정신질환 당사자 작가의 그림을 비롯해 ‘마주해요 컬러링’과 ‘포토 부스’ 체험이 인기를 얻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마음 상태를 색으로 표현하거나 포토 부스에서 즐거운 표정을 남기며 마음을 나누었다. 상담사는 “색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자기 점검의 시작이며, 이러한 프로그램이 대화의 문턱을 낮춘다”고 말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운영하는 ‘마음 안심버스’에서는 자율신경 균형검사를 통해 약 3분간 심박수, 자율신경 균형도, 스트레스 지수 등을 측정하고 전문 상담사로부터 스트레스 관리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검사 결과지는 신체·정신적 균형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되어 제공되었다. 상담사는 “지속적인 피로감이나 수면 부족은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 마음 건강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마음 안심버스’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국가트라마센터가 함께 운영하는 이동형 심리 지원 서비스로, 시민 누구나 무료로 심리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지역별 일정은 ‘마음건강정보포털(마음허그)’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광장 중앙에서는 감성 어쿠스틱 공연과 짧은 운동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플라워 클래스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꽃으로 표현하며 서로에게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술과 운동은 마음 건강을 회복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감정의 흐름을 정화시켜 삶의 균형을 되찾도록 돕는다. 전문가들은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 움직인다”며, 정기적인 예술·운동 참여가 스트레스 완화와 자존감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돌봐야 할 공동의 책임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은 서로에게 “괜찮아요”라고 건네며 마음을 나누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사회적 공감을 경험했다. 마음의 아픔을 숨기지 않고 나누는 문화, 서로의 상태에 귀 기울이는 일상이 쌓일 때 우리 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회복과 공감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