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나의 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멋진 대답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의 일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역할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다면,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이나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과 같이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사회로부터의 인정과 존경이 그들의 헌신에 큰 힘이 됩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 바로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입니다. 이 질문에 “인사팀장입니다”와 같은 직책을 대답하는 사람들에게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성공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예로 들며 일에 대한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합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 NASA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을 때, 청소부에게 “이번 프로젝트에서 어떤 일을 담당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청소부는 “저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역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부심은 프로젝트 성공의 밑거름이 됩니다. 비록 누군가가 감동을 위해 지어낸 이야기일지라도, ‘일’에 대한 개개인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화입니다.

최근 군 부대에서 강연 요청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많은 군인들이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헌신해왔지만, 때로는 여론이나 대중의 목소리에 상처를 입고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선 군인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힐링 강좌를 부탁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강의료나 시간적인 효율성을 고려하여 거절했을 수도 있지만, 올해는 군 부대에서 보낸 메일의 간절함과 진정성 때문에 여러 차례 강연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군 부대 강연의 시작 역시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이어 “군인은 무엇을 먹고 사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군인이 왜 목숨을 걸고 전쟁터로 뛰어드는지, 소방관은 왜 죽을 각오를 하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지에 대해 묻습니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거나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군인과 소방관이 힘든 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자신의 생명을 걸고 헌신하는 것일까요? 이는 바로 그들의 ‘가치’를 세상이 인정해주기 때문입니다. 최고급 쇠고기가 한우든 미국산이든 맛있는 것처럼, 군 부대에서 제공되는 최고급 스테이크가 맛있는 이유는 미국이 최고급 쇠고기를 우선 군대로 보내 보급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는 곧 국가와 국민들이 군인들의 헌신과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존경한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가 소방관인 것처럼, 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함에 국민들이 존경을 표하는 것입니다. 군인들에 대한 태도 역시 마찬가지로, 국가와 사회, 국민들은 그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의 예를 표해야 합니다.

이제 다시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봅시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누구도 할 수 없는 자신만의 멋진 대답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신영철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10여 년간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며 직장인들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진료, 방송,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24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