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7일

2.5조~3조 달러 투자금 한국 국고채 시장으로! 75~90조 원 신규 자금 유입 기대

한국 국고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최종 편입되면서, 우리 금융시장에 75조 원에서 9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신규 외국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이로써 외국 자본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줄어들고,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0월, 한국 국고채는 영국 FTSE 러셀이 발표하는 WGBI 편입이 확정되었다. 이는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에 포함된 지 약 2년 만의 쾌거이며, 외국인의 한국 국고채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와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히며, 이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는 약 2조 5000억 달러에서 3조 달러에 이른다.

WGBI 편입을 위한 정량적 기준인 국채 발행 잔액 500억 달러 이상, 신용등급 S&P 기준 A- 이상은 이미 충족하고 있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2002년 이후 A-를 유지해 왔으며, 국채 잔액은 2022년 말 1000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시장 접근성, 즉 정성적 기준에서의 부족함이 그동안 편입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2023년 1월 외국인의 국고채 투자 비과세 조치를 시행했으며, 12월에는 투자자등록제(IRC)를 폐지했다. 2024년 6월에는 유로클리어, 클리어스트림과의 국채종합계좌를 개통했고, 7월에는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은행 간 시장 참여를 허용했다. 또한, 비거주자의 제3자 원화 거래 허용, 국내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 등 외환시장 개방 조치를 통해 외국인의 시장 접근성을 대폭 확대했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 국고채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FTSE Russell은 2024년 10월 기준으로 한국의 WGBI 내 편입 비중을 2.22%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3년간 약 75조 원에서 90조 원의 신규 외국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자금 유입은 우리나라 재정정책 수행을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시키고, 외환시장 수급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WGBI 편입은 국채 금리를 평균 0.2%~0.6% 낮출 수 있으며, 이는 시장금리 전반의 하락으로 이어져 회사채 및 가계대출 금리 인하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

과거 IMF 외환위기 경험으로 외국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2014년부터 국민이 해외에 보유한 자산 규모가 외국인이 국내에 보유한 자산 규모를 초과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개선되었다. 2024년 2분기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8585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외국 자본 유출 우려를 완화하는 데 기여해왔다.

이번 WGBI 편입은 외국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을 더욱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은 지수 구성 비중에 따라 수동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유출입 변동성이 낮고 예측 가능성이 높다. 이는 외국 자본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하고, 한국 금융시장에 안정적인 외국 자본 유입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WGBI 편입으로 인해 외국인의 원화 채권 평균 잔존 만기가 현재 6.4년에서 한국 국고채 평균 만기인 약 12.6년에 근접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장기화됨을 의미하며, 단기 외채 비중 감소로 이어져 과거와 같은 급격한 외국 자금 유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채권시장 안정성과 장기 투자 기반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WGBI 편입이 우리 국채시장이 직면한 모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잠재성장률 하락, 고령 인구에 대한 의무지출 확대는 구조적인 국채 발행 증가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원화 가치 및 주식 가치 하락 배경에는 단기적 요인 외에도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WGBI 편입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했다면, 이제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더욱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