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폭염 재난, 당신도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다: 이제 더위는 견디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제 여름은 반가운 계절이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훌쩍 넘고 밤에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폭염은 더 이상 견뎌야 할 더위가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재난이 되었습니다. 지난 2023년 여름, 우리는 폭염으로 인해 무려 2,800여 명이 온열질환으로 고통받았고, 32명의 귀중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비극을 겪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폭염은 지구온난화 심화로 인해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지는 ‘극한 기후’ 현상으로 규정됩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꾸준히 상승했으며, 폭염 일수와 강도 역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한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특히 노인, 만성질환자, 어린이, 야외 근로자 등 취약계층에게 더욱 심각한 피해를 안겨줍니다. 농촌의 고령 농업인이나 도시의 건설 현장 근로자들이 가장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폭염을 그저 계절 현상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남아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게 다가오는 ‘침묵의 살인자’인 폭염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재난 행정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재난 발생 이후의 수습과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인 위험 예측과 피해 예방을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현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무더위 쉼터 확대, 폭염 알림 서비스 제공, 취약계층 방문 점검 등 점진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더위 쉼터에 접근하기 어려운 독거노인이나 스마트폰이 없어 정보를 얻기 힘든 취약계층 등 현장에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을 넘어 첨단 기술 기반의 하드웨어적 재난 대응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와 같은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폭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폭염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취약 지역의 폭염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위험군을 사전에 파악하여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행정기관과 민간이 신속하고 정확한 예방 대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문화체육관광 분야 역시 여름철 각종 문화행사와 스포츠 행사가 폭염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폭염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축제 및 행사 주최 기관은 무더위 쉼터와 쿨링 존 등 첨단 냉방 시설을 행사장 내외에 충분히 설치하고, AI 기반의 스마트 모니터링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람객의 안전을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행사 시간을 폭염 위험 시간대를 피해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보다 안전한 행사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합니다. 체육 시설과 경기장에는 AI 기반의 냉방 시스템을 도입하고, 야외 체육 행사 시에는 무더위 휴식 시간을 의무화하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물론, 아무리 훌륭한 기술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도 국민 개개인의 관심과 책임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은 폭염 특보와 경보 등 재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주변 이웃의 상황을 살피는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합니다. 폭염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이들이 바로 우리 주변의 가족과 이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후 변화가 심화되는 오늘날, 폭염과 같은 극한 기후 현상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정부와 민간, 시민 사회가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대응하지 않는다면, 매년 여름 같은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폭염이 일상화된 지금, 문제의 심각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적극적인 예방 및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이제 ‘더위는 참으면 된다’는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폭염은 피할 수 없는 계절 현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해야 하는 국가적 재난입니다. 정부와 민간은 기술과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우리 모두는 작은 실천을 통해 서로의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손잡고 극한 기후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할 때입니다. 올여름,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이 더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