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7일

부동산 비중 줄이고 금융자산 늘려야 든든한 노후 맞이한다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자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조정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에 자산의 대부분이 묶여 있다면, 그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의 비율을 높여 은퇴 시점에는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절반씩 균형을 이루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빚을 내어 집을 사는 것은 노후 대비 자산 관리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구당 순자산은 62만 달러(약 8억 4800만 원)로 일본의 52만 2000달러(약 7억 1400만 원)보다 많다. 시장환율로 계산한 순자산 역시 우리나라가 44만 3000달러(약 6억 6000만 원)로 일본보다 높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 가계가 일본 가계보다 부유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 이면에는 심각한 자산 구조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75%는 부동산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금융자산은 25%에 불과하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갈수록 부동산 비중은 80~90%까지 치솟는다. 이는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가계 자산의 60~70%를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부동산 비중은 30~40%에 그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즉,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과 정반대의 자산 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부동산 편중 현상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통계상으로는 부유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큰 위험을 내포한다. 지난 수년간 일본이 경험했듯이, 인구 감소, 고령화, 경제 불황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노후 생활에 심각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땅 한 평 가격은 일본의 땅 네 평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는 과거 일본의 부동산 버블 시기와 비교해도 놀라운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후반 극심한 부동산 버블 이후 택지 지가 지수가 크게 하락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인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화했다. 이제 일본인들은 “집 없으면 어때? 빌려 살면 되는 거지”라는 인식이 강해지며, 금융자산을 활용하여 주거 해결과 재테크를 병행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소액의 자산으로도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물론 농경 문화를 바탕으로 정착 생활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상 내 집, 내 땅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도시화 과정과 베이비붐 세대의 내 집 마련 러시가 마무리되고,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저출산 및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부동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불가피하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10~20년 후를 내다보는 노후 대비 자산 관리의 핵심 원칙은 바로 ‘분산 투자’이다. 재산이 특정 자산에 집중되어 있다면, 그 자산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안정적인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은퇴 시점에는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최소한 절반씩 균형을 이루도록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든든한 노후를 위한 필수적인 지침이다. 또한, 과도한 부채는 언제나 위험을 동반하므로, 집을 구매할 때에는 반드시 자신의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강창희 행복100세 자산관리연구회 대표는 대우증권 상무, 현대투신운용 대표, 미래에셋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행복100세 자산관리연구회 대표로 활동하며 품격 있는 노후 설계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전파하고 있다.